[CIO BIZ+]은행권 빅데이터 도입 논의 시작…적용 분야 몰라 `난감`

은행권이 빅데이터 분석 도입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증권사나 보험사에 비해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할 대상이 명확하지 않아 본격적인 확산은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한국SC·부산은행 등이 빅데이터 분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대부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의 데이터를 분석, 마케팅에 적용하는 정도다.

◇기업은행 등 빅데이터 분석 도입 검토

가장 적극적인 은행은 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인터넷과 SNS에서 은행의 평판 데이터를 취합, 분석해 마케팅이나 이미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올해 1년 동안 시범운영한 후 다른 분야에도 빅데이터 분석 도입을 확대한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도 SNS 등 다양한 채널에서 데이터를 취합,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할 계획이다.

SNS 데이터 외 다른 데이터를 분석하려는 사례도 일부 있다.

하나은행은 각각의 보안 시스템에 기록된 로그 대상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 보안을 강화했다. 3·20 사태 때 로그분석에 소요된 시간이 서너 시간밖에 안 될 정도로 효과를 거뒀다. 향후 거래 시스템과 연동해 거래분석에도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할 예정이다.

한국SC은행은 콜센터에서 생산되는 각종 민원 데이터를 취합, 분석해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적용할 방침이다. 부산은행도 연내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한다.

◇아직은 초보단계 수준…아멕스 대표 사례

은행권의 빅데이터 분석 도입은 해외에 비해 초보적인 수준이다. 신상품 개발이나 새로운 부가 서비스 개발은 극히 일부에 그친다. 은행권이 빅데이터 분석을 다양하게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어디에 도입할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빅데이터 분석이 이슈여서 도입을 검토했지만, 어디에 적용할지 몰라 본격적인 도입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데이터 활용 연구가 부족한 것도 원인이다. 은행은 금융거래 데이터뿐 아니라 고객 관련 다양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콜센터나 인터넷에서 제기된 각종 고객 민원 데이터도 있다. 빅데이터 전문가는 “금융거래 외에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미국의 신용카드사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고객의 이전 거래기록 데이터를 분석, 활용했다. 고객이 선호하는 레스토랑 종류 등 새로운 정보를 파악해 레스토랑 근처를 지날 때면 실시간으로 맞춤형 프로모션을 할 수 있게 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