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콘텐츠분야 중 유일하게 음악서비스 성공을 위해 오래 공을 들이고 투자했던 `멜론`의 운영법인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를 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한다. 공정거래법 상 증손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선택했다.
대주주가 바뀌면 로엔이 이전과는 차별화된 멜론 서비스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음악시장 경쟁구도에도 적잖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아시아 지역 사모투자(PE)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나 글로벌 사모투자사인 칼라일(Calyle Group) 중 한 곳에 매각되며 이번주 내 주식 양수도 관련 계약이 마무리된다. 로엔은 가수 아이유 등이 속한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자이자 국내 1위 온라인 음원 유통 서비스 사업자다.
◇공정거래법 `칼` 피하는 선택
SK그룹이 로엔을 매각한 것은 공정거래법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다. `증손회사 규정`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자회사를 보유할 경우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한다. SK플래닛은 SK의 손자회사로 자회사 로엔의 지분을 팔거나 시장에 분산된 나머지 지분을 공개 매수해 지분율을 100%로 끌어올려야 한다.
오는 9월 말까지 이를 지키지 못하면 강제매각 등 제재를 받는다. SK그룹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제재를 피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로엔을 매각하는 수밖에 없다”며 “이번주 안으로 매각이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큰 변화는 없고, 새 서비스로 시장 공략”
로엔은 지배구조 변화와 상관없이 다양한 새 서비스로 전통 사용자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신규 가입자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로엔 관계자는 “대주주가 바뀌더라도 고용안정 보장도 받았으며 늘 하던 대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엔의 음악서비스 멜론은 하반기에 음악 기획사와 손잡고 발 빠른 음악 정보 플랫폼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원하는 멜론 사용자에게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일정, 음반 발매일 등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또 각 가수별로 채널을 만들어 가수와 팬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멜론은 음악을 일방적으로 들려주는 서비스에서, 사용자와 가수가 소통할 수 있는 정보 공유의 플랫폼으로 재탄생한다는 방침이다.
멜론 이용자를 위한 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멜론은 오는 9월 6, 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멜론 유료 이용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콘서트도 연다.
◇경쟁 사업자 “예의 주시”
CJ E&M 엠넷, 네오위즈 벅스, 소리바다 등 경쟁 사업자들은 시장 1위 서비스 멜론의 경영권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신규 서비스 도입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카드를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주요 사업자의 대주주 지분 변화라 큰 파장이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판도가 뒤집힐 만한 새로운 것이 나올 상황도 아니다”라며 “로열티 높은 고객을 지키면서, 향후 서비스 상품 등 출시에 대응한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준비해야할 시기”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