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컴비네이터가 밝히는 창업 성공 비결은 "팀 빌딩"

#지식데이터 웹서비스 파티클트리(Particletree.com)를 운영하던 케빈 헤일(Kevin Hale)은 지난 2005년 실리콘밸리 창업사관학교인 `와이컴비네이터(Y-Combinator)`에 입소하기 위해 폴 그래함 회장과 이사진 앞에 섰다. 두 가지 아이디어로 발표를 시작했다. 아이디어 중 하나는 전자상거래(E-commerce) 분야였는데, 진부하다는 이유로 내용을 말하기도 전에 폐기됐다.

와이컴비네이터가 밝히는 창업 성공 비결은 "팀 빌딩"

나머지 하나는 웹 기반 공무 문서 양식을 만드는 서비스였다. 그래함 회장은 “이 서비스가 어떤 식으로 도움을 주느냐”고 되물었다. 헤일은 그래함 회장의 조언을 마음 속에 품고 입소한 지 3개월 만에 다양한 인터페이스와 데이터를 취합해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당시 온라인 거래가 많아지면서 꼭 필요한 서비스였던 것. 이렇게 탄생한 사이트가 데이터베이스와 스크립트 등을 시장조사에 맞춰 손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자동화 툴을 제공하는 우푸(Wufoo.com)다. 우푸는 지난 2011년 서베이멍키(SurveyMonkey)에 3500만달러에 팔렸다.

케빈 헤일 우푸 창업자는 올해 4월 와이컴비네이터 파트너로 영입됐다. 현재 와이컴비네이터는 폴 그래함 회장을 비롯 10여 명의 파트너로 운영되는데 헤일은 UI 디자인 멘토로 일하다 발탁됐다. 와이컴비네이터가 546개 스타트업을 `졸업`시켰지만 그들 중에서 파트너로 영입한 것은 헤일이 3번째다. 와이콤비네이터 지원을 받아 창업에 성공하고 엑시트(Exit)한 뒤 다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셈이다.

케빈 헤일 파트너는 지난 16일 KOTRA가 한국 스타트업 해외 자금조달과 판로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개최한 `나는 글로벌 벤처다(이하 나벤처)` 행사에 심사위원차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팀(Team)”이라며 “팀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현하는지, 이를 알기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는지, 열정이 있는지 등 `실리콘밸리 스타일`로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실리콘밸리 스타일은 무엇일까. 헤일 파트너는 “팀만 단단하게 구성이 되어 있으면 아이디어는 사업을 실행하는데 큰 핵심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좋은 아이디어는 와이컴비네이터같은 창업사관학교에서 역으로 제공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는 우푸 창업 당시에도 공동창업자인 캠프벨(campbell) 형제가 훌륭한 인적 자원임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와이컴비네이터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와이컴비네이터 실적은 눈부시다. 졸업한 560여개 기업 평균 가치는 4500만달러에 달한다. 현재까지 투자 유치액은 48억달러, 이들 기업의 1년 수익은 1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기업 평균 성장률은 1주에 5∼7%에 달하며 이는 하루 평균 1%씩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회수율은 무려 2만9000%다.

입소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와이컴비네이터의 저력은 무엇일까. 그는 “와이컴비네이터에서 집중의 힘을 알았고 단순 집중 뿐 아니라 그것을 일로 전환시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조언했다”며 “성공하려면 사업 초반 투자 유치에 급급하거나 사무실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는 `잡무`가 많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대학생 창업자가 급등했다. 그는 “와이컴비네이터에도 대학생들의 입소 지원서가 물밀 듯 들어온다”며 “다들 여름 3개월을 투자해 창업을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악이 창업이라는 얘기다. 실리콘밸리에는 소액(pocket money)으로도 충분히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엔젤투자자들도 대부분 기 창업자기 때문에 사업 초반 모든 게 `뒤죽박죽`이라는 사실도 안다. 그 역시 최근 미국, 중국 등 3개 업체에 엔젤투자를 단행했다. “한국 기업은 아이디어와 기술면에서 매우 뛰어납니다. 경험있는 멘토들의 조언과 충고 과정을 거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겁니다. 한국 스타트업에 엔젤투자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