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를 나온 수련의 경력자와 교수가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유턴해 화제다.
주인공은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창균 책임연구원과 유수성 선임연구원 2명이다. 최근 공채과정을 거쳐 각각 채용됐다.
![오른쪽부터 한의학연 한창균 책임, 유수성 선임.](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7/18/455310_20130718155254_591_0003.jpg)
이들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월급도 적고 직업안정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출연연으로 왜 이직했냐는 것. 통상 출연연에 근무하는 연구원들은 기회만 닿으면 정년이 65세인 대학교수 등으로 빠져 나가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다.
한 책임은 서울대 천연물화학 박사학위를 마치고 SK와 안국약품을 다니던 천연물화학 분야 전문가다. 경희대 한방재료가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이번에 한의학연으로 자리를 옮겼다. 국내 천연물신약 1호인 조인스(관절염 치료제)와 5호인 시내츄라(기관지염 치료제)를 개발한 장본인이다. 국내 천연물신약은 모두 7개다.
한 책임은 “논문 중심의 교육보다는 실사구시적인 천연물 약제 개발과 글로벌화에 집중하고 싶었다”며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고, 이젠 공공부문에 이를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 선임은 원광대 의대에서 수련의 1년 과정을 마친 뒤 학업에 나선 케이스. 지금은 KAIST 의과학대학원 면역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동안 자가 면역세포 활성화 연구를 주로 수행해왔다.
“보수가 적고, 직업안정성이 떨어지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수련의 1년까지 마쳤지만, 도저히 힘들어서…”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유 선임은 서양 의학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자가면역 질환에 관심을 갖고 있다.
최승훈 한의학연구원장은 “과학기술계 정부출연 연구기관에서는 많은 연구원들이 대학으로 이직해 국정감사 등에서 해마다 인재 유출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받아 왔다”며 “이번 채용은 학문·기술 간의 벽을 넘어 융합 연구 활성화를 앞당기는 데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