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종합몰, 네이버 지식쇼핑 `울며 겨자 먹기`

네이버 지식쇼핑에 입점한 온라인 종합몰 업체들이 네이버 경유 고객 전용 할인쿠폰을 앞다퉈 발행하며 울며 겨자 먹기식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네이버에 지불하는 제휴 수수료와 지식쇼핑 경유 고객에게 제공하는 할인쿠폰 금액을 합하면 판매마진은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포털사이트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 네이버에서 상품 데이터베이스(DB)를 철수하면 접속 트래픽과 매출 확보를 장담하기 어렵다. 업계가 `스스로` 전용 할인쿠폰을 발행하며 네이버 지식쇼핑 고객 잡기에 혈안이 된 이유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온라인 종합몰 업체들은 네이버 지식쇼핑을 경유해 자사 사이트에 접속하는 고객에게 평균 5% 할인율을 제공하는 전용쿠폰을 발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제휴 수수료와 쿠폰 할인율을 합하면 판매 가격의 6~7%를 처음부터 비용으로 떠안는 셈”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네이버를 경유해 온라인 몰에 접속한 후 상품을 구매하면 판매액의 1.5~2%를 제휴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네이버를 경유해 접속하는 고객이 워낙 많아 지식쇼핑에서 철수하기도 어렵다”며 “마진이 적은 제품은 적자를 보면서 판매를 지속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네이버 경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업계의 할인율 경쟁은 치열하다. 신세계몰, CJ몰, 현대Hmall, 롯데닷컴, 롯데i몰 등이 5%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가운데 AK몰과 홈앤쇼핑은 제품별 7% 할인율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엘롯데는 카테고리별 10~15% 할인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각 업체가 네이버 경유 고객에게 적용하는 중복할인 정책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네이버 경유 고객은 기존에 소지하고 있던 일반쿠폰과 네이버 전용쿠폰을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다. 쇼핑몰에 직접 접속해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주문할 수 있어 일부러 네이버를 거쳐 접속하는 소비자도 등장했다.

온라인 종합몰 업체가 제살 깎아 먹기식 할인쿠폰 이벤트를 진행하면서도 네이버 의존도를 낮출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사이트에 직접 접속하는 고객이 줄면서 고객 인지도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식쇼핑 등장 이후 직접 주소창에 URL을 입력하거나 업체명을 검색해 사이트를 방문하는 고객이 줄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5월 네이버의 인터넷 검색시장 점유율은 72.8%로 나타났다. 다음(21.3%), 네이트(1.6%), 구글(2.8%) 등 경쟁사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업계 전문가는 “소비자가 주로 포털에서 상품을 검색해 온라인 종합몰에 접속하는 것을 감안하면 네이버가 사실상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는 셈”이라며 “네이버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으로 고객 인지도를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