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부산 단디벤처포럼이 열린 부산상의 국제회의실은 선후배 기업인의 투자 이야기로 달아 올랐다. 100여명의 지역 청년 창업가와 대학 창업 동아리 학생들, 지역 기업인은 창업 과정과 아이템, 성장과 비전, 외부투자 유치와 지원 방안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지난달 말 열린 부산 단디벤처 포럼에서 한 스타트업 업체 대표가 10초 스피치 시간을 이용해 창업 아이템을 소개하고 있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7/19/455952_20130719174052_876_0001.jpg)
이날 투자유치를 목적으로 기업설명(IR)에 나선 A사장은 “아이템만 좋으면 외부의 관심을 끌고 투자 유치로 이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상용화와 시장 판로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는 선배 기업인의 질문과 조언에 새삼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모이면 배울 것도 많다는 얘기다.
◇지역 엔젤클럽 활성화
소외받던 지역 엔젤 클럽이 올해 들어 투자와 결성 숫자가 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국 엔젤 클럽은 6월 말 기준 모두 82개다. 대부분 서울 중심의 수도권에 몰려 있고, 지역엔 10여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판세가 달라졌다. 부산과 대전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에만 대경ACI 등 지역에 5개 엔젤클럽이 결성됐다.
엔젤클럽은 10인 이상이 투자를 목적으로 모여 엔젤투자지원센터의 심의, 승인을 받으면 만들 수 있다. 중소기업청과 지자체는 지역별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조성해 지역 엔젤클럽의 투자를 지원한다. 지역 매칭펀드는 부산, 경남, 대구, 광주 등에 50억원 규모, 강원에는 30억원 규모 결성·운용되고 있다.
엔젤클럽이 투자 대상과 금액을 확정해 투자를 단행하면 이 투자금의 100~200%를 매칭펀드가 함께 투자하게 된다.
최철한 부산울산중소기업청장은 “지역 엔젤클럽은 수익성 투자 개념 이외에 지역 선배 기업인이 후배 기업을 돕는다는 지원 성격도 강하다”며 “지역 엔젤클럽을 통한 창업초기 기업 투자 활성화는 지역 창조경제 실현의 디딤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젤분화 산실 부산 단디포럼에 전국이 주목
부산지역 `부산 단디벤처포럼`이 전국 엔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선후배 기업인 간 네트워크 구축과 지역 엔젤클럽 결성의 씨앗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포럼은 지난 4월부터 매달 열리고 있다. 창업 투자 활성화와 함께 시간이 지나며 엔젤 분화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단디포럼에 참석해 온 중견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지난 4월엔 엔젤클럽 `BCI`가 결성됐다. 지난달에는 지역 기업인과 세무·회계사, 변리사 등이 참여하는 `갈매`가 창립해 활동에 들어갔다. BCI는 현재 3개 유망 스타트업 기업과 투자협의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1개 기업에 1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최근 이노비즈협회 부산울산지회(지회장 이수태·파나시아 대표)는 단디벤처포럼과 협약을 맺고, 지회 내 분과별 엔젤클럽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이노비즈 기업 중심의 2~3개 엔젤클럽이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단디벤처포럼을 이끌고 있는 권영철 거광UVC 사장은 “지역의 여러 기업 투자자들이 지역 내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선례가 될 1호 투자 기업 선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포럼과 엔젤클럽을 연계한 창업과 창업 투자를 체계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표-지역 엔젤클럽 결성 운영 현황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