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력산업에 100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ICT 강점이면 전자·반도체·조선과 마찬가지로 세계 시장을 제패할 수 있습니다.”
23년간 삼성전자와 종합기술연구소에서 전자·통신기술 역량을 쌓아온 박승용 효성 중공업 연구소장(57)은 2010년 효성으로 자리를 옮겨 전통 전력분야 기반의 스마트그리드와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기술경쟁력을 주도하고 있다.
![박승용 효성중공업 연구소장(전무)](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7/21/455962_20130721192006_023_0001.jpg)
국내 ICT와 전력산업을 경험한 박 소장은 우리의 전력산업이 세계시장 주도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믿는다. 박 소장은 “인류의 전력은 교류 기반으로 100년 넘게 발전해 왔지만 최근 대규모 교류망의 복잡성에 따라 계통 효율성과 안정성의 저하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와 기존 전력망과의 연동이나 국가·지역별로 슈퍼그리드, 스마트그리드 실현에 직류 전력망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직류망은 교류에 비해 전송 손실이 현저하게 적을뿐만 아니라 수요공급에 따른 효율적 전력계통 제어나 전력을 저장하는 등의 이점이 있다. 하지만 전력은 인류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상용화 이전에 다양한 검증이 요구된다. 국제표준이나 기술검증이 안된 상황에 ICT를 활용한 세계 시장 선점을 준비해야 한다는 게 박 소장의 설명이다.
박 소장은 “지난시절 음성을 전달하는 아날로그 전화망이 디지털망(인터넷 방식)으로 바뀐 것처럼 전력망도 교류에서 직류로 진화 중”이라며 “지금까지 세계 전력시장은 ABB나 지멘스가 주도했지만 새로 `판`이 바뀌는 직류시대는 우리의 디지털 제어, 통신기술이 큰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국내 전력 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한 해결책도 제시했다. 박 소장은 “전력망의 직류체계에서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사용하는 전력저장장치(ESS)가 향후 전력망을 크게 바꿔 놓을 것”이라며 “국내는 수요공급 맞추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ESS를 활용하면 발전부터 수용가까지의 수요공급 불균형 보상은 물론이고 계통운영체계 간소화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재생에너지와 전력계통 연계,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시장도 ICT로 얼마든지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효성은 HVDC 등의 스마트그리드 기술 고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 소장은 “효성은 지난 15년간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무효전력보상장치(FACTS), 스텍콤(STATCOM)부터 최근에는 풍력발전 연계가 가능한 전압용 HVDC 개발까지 글로벌 선두기업들과 기술 격차를 크게 줄여 왔다”며 “국내 관련 산학연과 협력해 직류체계에 따른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 개발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