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11시 대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정문에 버스가 한 대 도착했다. 버스가 멈추자 `에너지 꿈나무`란 문구가 새겨진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어린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깡총깡총 뛰어내렸다.
![[원자력문화재단]원자력 에너지는 소중해요](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7/22/456431_20130722160736_357_0001.jpg)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애사모(愛思母:에너지 미래를 생각하는 학부모 모임)와 꾸러기 기자단이다. 같은 시각 전국 5개 지역에서 출발한 다른 버스들은 고리원전, 대구 강정고령보, 무주 양수발전소 등에 속속 도착했다.
꾸러기 기자단은 연구원에서 역사관과 방재센터를 견학했다. 특히 핵융합로 모형 앞에서 아이들은 모두 신기한 듯 눈을 떼지 못했다.
한 어린이는 “핵을 이용한 또 다른 미래 에너지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TV에서 본 것 같은 장치가 신기했다”며 감탄했다.
정지행 애사모 서울지역 회장은 “아이에게 에너지의 중요성을 알리는 소중한 기회”라며 “특히 이번 활동으로 아이의 원자력 이해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에너지 교육의 요람
재단이 지난 19~20일 1박 2일 동안 대전, 천안에서 진행한 `에너지 문화 체험 캠프`에는 전국에서 모인 회원 300여 명이 참여했다. 재단이 운영하는 애사모 회원이 주축이다.
애사모는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서울, 전남, 경북, 부산, 울산 다섯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인다. 애사모의 주요 활동은 원자력문화재단에서 에너지 관련 강의를 듣고, 자녀와 함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번 캠프는 에너지에 관심이 높아진 최근의 상황에 눈높이를 맞춰 기획됐다. 원자력과 에너지 관련 기관 견학으로 에너지 이해를 높이려는 취지다.
캠프 첫날 참가자는 고리원전, 대구 강정고령보, 무주 양수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과 원자력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연구시설을 견학했다. 저녁에는 각지에서 상록리조트에 모인 참가자들과 첫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튿날인 20일 오전에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체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는 원자력발전 계통도 만들기와 에너지의 소중함을 주제로 한 글짓기 대회를 진행했다.
천병태 이사장은 “이틀 동안 원자력·에너지시설을 견학하고 체험, 원자력과 에너지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참가자는 각 가정과 학교에서 에너지의 중요성을 먼저 말하고 실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
재단 교육프로그램의 특징은 `현장`이다. 이 때문에 행사 형태도 교육과 문화체험이 어우러진 `에듀컬쳐(EduCulture)형` 캠프다.
재단 관계자는 “원자력은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에너지문제 해결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최근 지탄의 대상이 돼 안타깝다”며 “캠프에서 자녀에게 우리나라 에너지문제의 살아있는 경험을 전해주고 원자력이 우리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자력 관련 기관별로도 특성 있는 교육이 전개됐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원자력·방사선 생산과 이용에 따른 재해로부터 국민 건강과 국토환경을 보전하고자 설립된 안전규제전문기관이다. 이곳에서는 원자력의 안전성 인식을 심어주는 원자력안전체험 교육을 실시했다. 고리원자력홍보관에서는 에너지 변천사, 전력 생산의 원리, 원자로 모형, 방사선 안전 관리 등에 관한 각종 전시물과 자료를 구비했다. 이를 이용해 학생에게 원자력과 과학 원리를 이해하는 현장 학습의 장을 제공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효율적 에너지 이용 기술과 함께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 기술을 담당하는 곳이다. 에너지기술 연구개발 현장을 경험하는 체험 공간을 운영했다. 이 밖에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첨단방사선연구소, 한전원자력연료 등에서도 차별화된 체험공간을 제공했다.
◇다양한 에너지 교육 실시
재단은 애사모를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교육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애사모는 이번 캠프에 앞서 지난 4월 서울 소재 초등학교 두 곳에서 애사모 회원과 함께 `엄마와 함께하는 원자력·신재생에너지 탐구교실` 일일교사 행사를 개최했다. 서울 신구초등학교(교장 조순이·서울 신사동 소재)와 대영초등학교(교장 고광덕·서울 신길동 소재)에서 열린 일일교사 행사에서는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특강이 진행됐다. 애사모 회원이 일일교사로 각 학급에 들어가 학생과 함께 원자력 큐브와 태양광 자동차를 만들며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공부하는 시간도 가졌다.
강사 파견 교육도 있다. 여론을 이끄는 계층인 공직자, 교수, 언론인 대학생 등에게 원자력 에너지의 올바른 지식을 제공하는 게 이 교육의 목적이다.
교육 대상은 여론주도층, 기업체, 단체(교육, 여성, NGO) 등이며 올해 80회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재단은 이를 이용해 원자력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