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의 해외시장 공략에 제동이 걸렸다. 해외 클라우드 오피스 시장 진출의 전략적 파트너였던 VM웨어가 비핵심사업에 대해 매각을 추진하면서 관련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에 따르면 최근 VM웨어가 자사 오픈소스 기반의 이메일 및 협업 솔루션인 `짐브라(Zimbra)`를 소셜네트워킹 업체인 텔리전트에 매각하면서 한글과컴퓨터와 VM웨어 간 협력관계도 흔들리고 있다.
한컴은 지난해 초 VM웨어 본사와 클라우드 협업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 지난달까지 활발하게 시장 개척을 해왔다. 한컴은 VM웨어 `짐브라` 엔진에다 자사 클라우드 오피스 솔루션을 결합해 `씽크프리 서버 포 짐브라(thinkfree server for zimbra)` 제품을 내놓았다. 씽크프리 서버 포 짐브라는 서버에 접속해 오피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라우드 오피스 제품이다.
한컴은 이 제품으로 폴란드 서버 호스팅 기업인 `에르고미디어`, 이탈리아의 `일거닷컴`, 일본 `제넥 IT솔루션` 등 유럽 및 아시아 지역 유수의 솔루션 파트너들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컴은 이 제품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오피스 분야를 선도하는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번 VM웨어의 짐브라 매각건으로 한컴 측은 브랜드 인지도와 사업 시너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존 협력 수준만큼 성과를 내긴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컴은 그동안 VM웨어의 글로벌 클라우드 고객을 대상으로 적극 영업을 전개해 왔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영업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양사는 OEM 파트너십 계약을 맺어 국내 영업은 물론이고 솔루션 도입에 필요한 기술지원까지 긴밀한 협력 체제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짐브라 제품을 인수한 텔리전트는 아직 국내에 지사가 없을 뿐더러 기술지원 체계도 갖춰져 있지 않다. 사실상 한국에서 협력은 없어진 것이다.
VM웨어 측 관계자는 “텔리전트로 매각되도 계약 주체만 바뀔 뿐 기존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한컴 측 관계자는 “해외 시장 공략에선 브랜드 인지도가 사실상 사업 추진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며 “앞으로 텔리전트와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더라도 일정부문 전략 수정은 불가피해 보여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컴의 씽크프리 매출은 전체 해외 매출 가운데 25%를 차지한다. 올 하반기에 해외 매출 비중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VM웨어의 짐브라 솔루션 매각건으로 기대 수준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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