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열린 구글 I/O 콘퍼런스에서 가장 눈에 띈 광경은 참가자 중 적지 않은 사람이 구글 글라스를 착용했다는 점이었다. 지난 4월 체험단을 선정해 현재까지 약 1만명에게 배포된 상태여서 그런지 행사 내내 15명에 한 명꼴로 착용한 것으로 집계됐고 유독 구글 글라스 관련 세션에는 관중이 구름처럼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미래포럼]스마트폰, 5년 안에 사라진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307/457100_20130724175156_268_0002.jpg)
얼마 전 미국 공영라디오 뉴스에는 구글 글라스 체험자가 우연찮게 길을 가다가 서로 치고 받는 싸움 장면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바람에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었다고 보도됐다. 이 사람은 현장을 찍기 위해 특별히 휴대폰을 들거나 카메라로 피사체를 겨냥하지 않고 그냥 쳐다보면서 `녹화`라고 나직이 말했을 뿐이다. 카메라나 휴대폰을 들고 녹화 버튼을 눌렀다면 아마 현장에서 뭇매를 맞았을지도 모른다.
구글 글라스에 대한 찬사는 미디어를 통해 수없이 들어 조금 식상해 있던 터였는데 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영향력을 조금씩 느끼게 되면서 소름 돋을 만큼 큰 감동과 걱정이 몰려 왔다. 불과 몇 년 후면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30년 전만 해도 키보드가 컴퓨터 입력과 제어를 맡았다. 키보드는 펀처보다 빠른 처리가 가능했지만 역설적으로 두 손을 모두 묶어 놓는 수갑이 되기도 했다.
1995년 빌 게이츠 MS 회장은 `미래로 가는 길`에서 `Information at your finger tips`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한 손으로 마우스를 이용해 손쉽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양손 키보드 시대를 극복하게 됐다.
그 후 세상은 또 변했다. 마우스가 고안된 지 20년이 채 지나지도 않아 지난해 구글 I/O 콘퍼런스에서는 핸즈프리로 불리는 최신 기술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두 손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 운전을 하면서, 음식을 먹으면서, 심지어 달리면서 실시간으로 검색과 컴퓨터 제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두 손의 자유로움은 물론이고 눈앞에 보이는 모든 현실이 분석되고 처리돼 실시간 길안내와 상품소개가 가능하다.
최근 사이클 동호인을 위한 글라스웨어 `레콘 제트(Recon Jet)`가 출시됐다. 구글 글라스에서 카메라 기능만 제외한 50만원대 `글라스 업`도 이탈리아에서 선보였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가격이 3분의 1로 떨어져 실용적인 가격으로 다가왔다. 미국 BI는 5년 후면 3억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 글라스용 애플리케이션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페이스북이 공개한 사진공유 앱은 순식간에 촬영해 페북에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킬러앱으로 부각됐다. 또 부동산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트룰리아`, 향상된 의료 문진기술 `어그메딕스`, 새로운 식품쇼핑 스타일을 제시한 `콘아그라 푸즈` 등 획기적인 앱이 즐비했다.
신상품을 기획하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소프트웨어(SW)업체는 양손이 자유로울 때 어떤 앱이 필요할 것인지 생각할 시점이다. 동시통역, 내비게이션, 게임, 여행안내, 골프캐디, 스마트러닝 등 수많은 앱이 개발될 수 있다. 특히 교육 등 스마트러닝에는 킬러 솔루션이 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낯선 세상, 인식의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현실은 아직 스마트폰이 대세다. 하지만 미국 엔지니어 5000명이 1년 후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스마트폰 앱이 아닌 구글 글라스나 자동차 관련 SW 개발이라고 했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5년 후 스마트폰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참으로 넓고 개발할 것은 너무 많다.
신상철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 회장(정보통신산업진흥원 스마트러닝산업지원센터장) ssc03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