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무인자동주차 기술개발 `발등의 불`

무인주차기술이 현대차의 발등의 불로 떠올랐다. 해외 완성차 업체가 속속 선행기술을 선보이면서 기술개발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남양연구소 통합안전제어팀 중심으로 무인주차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기로 하고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 나섰다. 현대차가 무인주차 기초기술 연구개발을 한 적은 있지만 상용화 기술 확보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를 위해 최근 현대차 기술진이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방문해 연구원이 4년여간의 연구기간 끝에 최근 개발에 성공한 `자동주차유도기술`을 검토했다. 이 기술은 간단한 스마트폰 조작을 통해 외부에서 차를 주차하는 것이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스마트폰으로 기본적인 조작을 해주면 주차가 된다.

초음파 센서만 사용하는 해외 기술과 달리 초음파 센서와 차량용 카메라를 동시에 사용해 기술적으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차량 주변 장애물뿐만 아니라 주차선까지 인식할 수 있다.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운전자가 주차 과정에 개입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위치만 지정해주면 스스로 주차하는 `완전무인자동주차기술`을 개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현대차 연구진이 직접 외부 기관을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 만큼 무인자동주차 기술 확보가 시급한 상황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대부분 외부 전문가를 남양연구소로 초청해 기술협력을 진행한다”면서 “외부까지 갔다는 건 그만큼 다급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무인자동주차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건 최근 이 기술을 선보이는 해외 완성차 업체가 늘었기 때문. 올해 초 아우디가 북미소비자가전쇼(CES)에서 처음 선보였고 지난 달 20일에는 볼보자동차가 관련 기술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사람이 차에 탄 상태에서 운전자가 일부 기능을 조작해야 하는 `반자동 주차기술(SPAS)`만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무인자동주차기술 전문가는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무인자동주차기술을 채택하려는 완성차 업체가 늘고 있다”면서 “이 기술이 없으면 옵션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물론 교통약자를 배려하지 않는다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