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탈리아 스매그(SMEG) 냉장고가 `강남 냉장고`로 인기를 끌며 화제가 됐다. 기능상 일반 냉장고와 다를 바 없고, 가격이 예닐곱배나 비싼 데도 주머니 형편이 넉넉한 사람들은 이 냉장고를 찾는다. 디자인 때문이다. 물질적으로 풍족해지면서 사람들은 디자인을 좇기 시작했다. 성능은 물론이고 디자인도 뛰어나야 상품이 팔리는 시대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디자인에 승부를 걸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최두환의 젊은 경제]이젠 스마트 무버다 <17>스마트 무버 경영 ①디자인적 사고를 경영 구석구석에](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7/24/457203_20130724102915_884_0001.jpg)
디자인 개념을 단순히 제품의 외형적 아름다움 향상에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를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 단계부터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적용하자는 운동이 일어났다. 유명한 디자인 컨설팅 회사 IDEO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팀 브라운이 강조하는 바다. 이를 실현해야 고객의 요구나 욕구를 더 잘 파악하고, 더 잘 맞출 수 있다고 설파한다. 그는 이 개념을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라 부른다. 또 이를 적용해 많은 성공을 거뒀다. 고객 마음을 사로잡는 상품 디자인 수준을 넘어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방법에서도, 기존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사람들은 누구나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성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나 타인, 상품과 서비스 등 모든 것들이 보다 더 아름다워지길 기대한다. 이 같은 인간의 미적 욕구를 이해하고, 그 욕구를 반영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디자인적 사고는 필수다. 시간이 흐를수록 디자인적 사고는 강조되고 있으며,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핵심요소로까지 자리잡고 있다.
디자인적 사고를 상품이나 서비스 영역에 적용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범위를 넓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적용하면 어떨까. 그중에서도 디자인적 사고를 회사 경영 전반에 적용하는 것, 이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디자인 경영`이다.
소비자 즉, 고객에 대한 디자인적 사고의 필요성은 더 강조하지 않아도 될 만큼 보편화하고 있으니 이젠 눈을 돌려 디자인적 사고를 회사 구성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사내 인트라넷 사이트를 예쁘게 단장해 보기 좋고 사용하기 쉽게 바꿔보는 건 어떨까. 사내 문서를 읽기 쉽게 작성해 핵심 내용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만들고, 제안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누구나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바꾸는 건 어떨까. 동료와 함께 쉽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상사에게 의견을 편한 마음으로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건 어떨까. 회사의 제반 업무에 디자인적 사고를 가미해 보기 좋고, 쉽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능률은 자연스레 향상될 것이다. 이렇듯 회사 경영 전반에, 또 구석구석에 디자인적 사고를 적용해 조금씩 바꾸어 나가자. 상품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고객, 직원, 프로세스, 관리, 운영, 문서, 심지어 전직원이 함께 사용하는 구내식당에까지 디자인적 사고를 적용하는 게 바로 `디자인 경영`이다.
스마트 무버(Smart Mover)의 경쟁력은 시장을 경쟁자보다 더 민첩하게 파악하고 고객 욕구를 더 많이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그러려면 디자인적 사고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 나가며, 이 작은 변화들을 묶어 임계치를 넘는 큰 가치를 이끌어 내는 것 또한 스마트 무버가 되는 방법이다. 디자인적 사고가 경영 구석구석에 녹아들면 스마트 무버의 경쟁력은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다. 그래서 디자인 경영은 스마트 무버에 필수불가결하며, 디자인적 사고가 회사 경영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경영 전반에 적용되게 해야 한다.
디자인 경영을 보편화하려면 회사의 모든 종사원이 디자인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그들에게 디자인의 가치를 가르치고, 디자인적 사고를 가르치고, 이것이 경영 구석구석에 적용되도록 넓고 빠짐없이 전파시켜야 한다.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초빙교수 dwight@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