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정보보안 업계 성적표가 당초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사와 금융기관 전산망을 마비시킨 3·20 사태 및 청와대를 공격한 6·25 사이버 테러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보안 설비투자 집행이 대부분 하반기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안랩·인포섹·시큐아이·윈스테크넷·이글루시큐리티 등 주요 보안 기업들은 올 상반기 안정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업체는 수익성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상반기 최대 관심을 끌었던 망분리 전문기업들은 금융권의 망분리 가이드라인 발표가 지연되면서 고전했다.
박한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보보안 업체들의 실적이 별로 좋지 않다”며 “하지만 3, 4분기에는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야별로는 보안SI와 보안관제 서비스 시장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반면에 지능형지속위협(APT) 솔루션과 고객사 최고경영진의 의사결정이 미뤄진 망분리 시장은 실제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업체별로는 안랩은 올 상반기 매출액 602억원, 영업이익 1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은 325억원, 영업이익은 15억7000만원을 시현했다. 전체적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나빠졌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4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2% 감소했다.
안랩 관계자는 “망분리 사업 성과가 상반기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금융권 망분리 가이드라인 발표 지연 등으로 사업자 선정이 늦어졌다”며 “하반기와 내년 초까지 관련 사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솔그룹 컨소시엄에 매각이 유력시 되는 넥스지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그나마 국내 침입차단시스템(IPS) 분야 1위 기업인 윈스테크넷, 이글루시큐리티 등 메이저 기업들은 사업목표 달성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윈스테크넷은 일본 통신사에 공급하는 주력모델이 10기가(G) 이상 제품으로 전환되고 있고, 소프트웨어진흥법 시행 이후 보안SI사업도 활발하다.
출동보안 등 물리보안 시장역시 안정적 성장세를 보였다.
26일 실적을 발표하는 에스원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모두 상승할 전망이다. 에스원의 2분기 매출은 3000억∼3070억원, 영업이익은 340억∼350억원으로 예상된다. 시스템보안 부문 순증이 7000여명으로 늘었고, 삼성전자와 삼성엔지니어링 등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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