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6차회담 결렬…북 "파탄나면 軍지역으로 복원"

개성공단 사태의 중대 기로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제6차 남북실무회담이 성과 없이 종료됐다.협상 진행 상황에 불만을 품은 북측이 지지부진한 회담 진행 상황을 일방 공개하면서 협상이 결렬 위기에 처했다.

남북 양측은 25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제6차 당국 간 실무회담을 열었으나 주장이 팽팽히 엇갈려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남북 양측은 이날 오후 5시 10분부터 20분까지 종결 전체회의를 하고 6차 회담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양측은 이날도 합의문을 채택하지 못했으며 추가회담 날짜도 잡지 못했다.

박철수 북측 수석대표는 이날 회담 이후 남측 기자단을 찾아 “개성공업지구 운명이 이런 식으로 파탄 나면 군인 주둔지를 다시 복원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수행단 15~16명과 함께 아무런 예고나 합의 없이 남측 기자실을 돌연 방문해 “회담이 결렬 위기”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6차 회담까지 남측에 제시한 합의서 초안과 수정·재수정안 등 20여 장을 배포했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가동 중단의 책임이 북한 측에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재발 방지에 대한 북한 측의 확고한 보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북측은 구체적인 재발 방지책 제시 없이 공단의 조속한 재가동을 주장하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북측은 `개성공단 국제화`를 공개적으로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박 북 수석대표는 “우리가 발을 붙여야 할 이 개성공업지구를 국제 경쟁력이 있는 경제특구로 발전시키기 위해 공통적 입장이 필요하다”며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 이런 자세를 가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발은 땅에, 눈은 세계로` 문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0년 4월 김일성종합대 준공식에서 언급한 것으로 북한이 개방과 국제화를 상징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이다. 남북은 5차 실무회담에서 우리 측이 요구한 개성공단 국제화에 대해 진전을 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측 대표가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