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미래 성장사업으로 육성하는 탄소사업의 거점을 중국으로 정했다. 당초 새만금산업단지 입주를 고려했지만 송전설비 도입 지연과 국내 연료 확보 환경악화 등으로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OCI는 중국 석탄 체굴기업 자오강그룹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중국 산동성 조장 지역에 8만톤 규모의 카본블랙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지분은 OCI차이나 51%, 자오강그룹 49%이며 준공 예정 시기는 2015년이다.
자오강은 석탄 체굴기업 상동에너지그룹 자회사다. 철강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자 카본블랙의 원료인 콜타르를 OCI에 공급한다.
OCI가 신규 투자사업 거점을 중국으로 옮기는 이유는 국내 전력난과 원료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OCI는 포스코로부터 제철 부산물인 콜타르를 공급받아 왔다. 하지만 포스코가 자회사인 포스코켐텍을 통해 탄소소재 사업에 나서면서 원료 수급이 어려워졌다. 특히 탄소소재 신규 사업 부지로 낙점한 새만금산업단지에 송전시설 구축이 지연되면서 안정적인 전력수급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군산 지역 산업단지 전력 공급을 위해 올해 12월까지 추진하고 있는 군산·새만금간 송전선로(30.6㎞) 건설이 지역 주민 반대에 부딪혀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우현 OCI 사장은 “콜타르를 원료로 탄소소재를 생산하는 사업은 부가가치가 높아 미래 핵심사업으로 점차 규모를 확대할 사업이지만 전력수급 등 국내 사업 여건이 현재로서는 좋지 않다”며 “광양, 포항사업장과 더불어 중국에서 사업을 추진하되 신규 탄소소재 사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펼쳐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카본블랙은 원료인 콜타르보다 가격이 갑절 이상 높은 고부가가치 소재다. 태양광 시황 부진으로 폴리실리콘 사업이 부진했지만 카본블랙사업을 영위하는 석탄·석유화학사업 부문에서 실적을 만회해 왔다. 전체 매출에서 폴리실리콘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45%(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27%(860억원)까지 줄었지만 석탄석유화학사업부문 매출은 1조1100억원에서 1조1300억원으로 늘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에서 35%까지 증가했다. 이 가운데 카본블랙사업 매출은 3870억원에 달한다. 향후 침상코크스 등 고급 탄소소재 제조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중간 과정인 카본블랙사업의 중요성은 크게 부각된다.
OCI는 자오강그룹과의 협력으로 중국 고객사 확보는 물론이고 사업 원료인 콜타르 수급에 숨통을 텄다. 현재 광양, 포항에서 연 생산 27만톤 규모 카본블랙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원료수급 환경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백수현 동국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송전설비가 장기간 들어서지 않고 갈등이 심화되면서 산업계와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며 “송전설비 도입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지 않는다면 신규 건설한 발전소가 공급에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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