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이 세계 최소 전력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개발, 고해상도 스마트안경 시대를 열 수 있게 됐다. 특히 배터리 소모가 심했던 HMD(Head Mounted Display)도 헤드세트처럼 언제든지 휴대가 가능한 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라온텍(대표 김보은)은 28일 소비전력이 150㎽에 불과하면서 HD(1280×720)급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RDP500H`를 개발하고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패널은 실리콘 반도체 회로 위에 액정을 올려 만드는 LCoS(Liquid Crystal on Silicon) 방식이다. 라온텍이 개발한 제품은 전력 소모가 종전 제품 대비 4분의 1 미만이다.
그동안 스마트안경·HMD에서 고선명 영상을 재생하려면 패널과 칩세트의 전력 소모가 너무 커 무거운 배터리를 사용하거나 전원을 연결해야만 했다. 소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구글 글라스는 단순 정보만을 디스플레이에 표시할 수 있었다.
라온텍은 저전력 아날로그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최소 전력으로 영상을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외부 별도 칩으로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구동 회로와 광원 구동 회로를 세계 처음 패널 반도체 회로에 집적해 부품 수도 최소화했다.
이 제품은 인치당픽셀 수(ppi)가 3000ppi에 이른다. 렌즈를 통해 확대 투영함으로써 안경이나 HMD를 장착한 사람은 60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HD급 화질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외산 패널을 사용한 기존 HMD는 50인치 화면에 SD급(854×480) 영상을 보여주는 정도에 그쳤다.
이 회사는 정부의 부품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제품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1차연도 성과물로 조기 상용화를 기대했다. 라온텍은 내년 풀HD급 패널을 출시하고, 다양한 크기의 디스플레이 패널도 내놓을 예정이다.
저전력 LCoS가 개발됨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 글라스와 웨어러블 컴퓨터는 물론이고 자동차 앞 유리창에 속도나 운행 정보를 표시해주는 HUD (Head Up Display), 빔프로젝터와 프로젝션 TV, 3D 홀로그램 등에 LCoS를 적용할 수 있다.
김보은 대표는 “스마트안경은 60인치 TV로 컴퓨터 작업과 웹서핑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줄 것”이라며 “특히 휴대폰에서도 3차원(D) 게임이 가능하고 컴퓨터도 3D로 보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응용 분야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