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먹을 건 먹어야죠. 그러나 국가적인 스마트카 표준 체계는 확실하게 잡을 겁니다.”
이춘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 스마트카 표준 코디네이터는 스마트카 분야 국제 표준에 기표원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자동차 업계 비판을 전하자 “욕을 먹겠다”며 받아들였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개별 기업이 표준을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선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 표준은 이상적인 가이드라인일 뿐 이를 직접 부품에 적용하는 게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능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코디네이터는 LG전자 디지털TV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2010년 현대자동차 전자개발센터장(전무)으로 자리를 옮겨 자동차와 IT가 융합하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 현대차에서 퇴임한 그는 지난 6월 1일부로 올해 신설된 기표원 스마트카 표준 코디네이터직을 맡았다. 스마트카 시대 밑그림을 그릴 적임자로 낙점된 것.
그는 스마트카에 대한 정의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초기엔 자동차와 IT가 결합해 운전자를 돕는 능동형 운전보조시스템(ADAS)이 스마트카라는 인식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엔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주행을 위해 자동차가 외부 지능형교통시스템(ITS)과 연결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동차와 도로 모두가 똑똑해야 진정한 스마트카가 가능하다는 것.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그는 2년 임기 내에 시급한 다섯 개 분야 표준을 다루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가 선정한 과제는 △능동·협력형 안전(ADAS·ITS) △편의 기술(IVI·클러스터) △소프트웨어(AUTOSAR) △기능안전(ISO 26262) △네트워크·보안(이더넷·보안)이다.
일반인에게는 개념조차 생소한 용어가 많지만 모두 최근 자동차 업계를 달구고 있는 이슈들이다. 이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시로 글로벌 스마트카 표준 동향을 파악하고 표준 R&D 국책사업 발굴, 표준 로드맵 작성, 중소기업 자문, 표준 워크숍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코디네이터는 “자동차 분야에서 다뤄야할 표준이 한없이 많지만 우선 중요한 과제를 고른 것”이라며 “스마트카 PD 등 업계 전문가와 긴밀히 협력해 국내 자동차 산업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