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택시연료 다변화 의지 없다

정부가 택시업계를 달래려 연료 다변화 카드를 제시했지만 사실상 이를 추진할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29일 국토교통부와 택시업계,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안`에서 디젤과 CNG 등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택시연료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택시지원법 제정에 앞서 박근혜정부가 `행복택시종합대책`에서 연료 다변화를 국정과제로 담은 만큼 국토부는 이를 구체화하고자 CNG택시 개조와 인프라 지원방안 마련에 나섰다. 국토부는 CNG택시 보급 활성화 방안 연구 용역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연료절감형 친환경 택시를 목표로 디젤과 CNG 등 여러가지 연료가 제시됐던 것과 다르게 택시법 제정과정에서 CNG 연료 활성화 방안만 구체화하고 디젤 부문은 담지 않았다.

정유업계는 정부가 택시연료 다변화에서 디젤택시를 제외한 이유를 세금 감면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디젤택시를 도입하려면 기존 LPG택시와 동일한 수준의 세금감면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 택시업계 이외에 트럭 등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다른 운송업계와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CNG택시 지원 부문도 순탄하지 않다. 가스업계는 경제성 분석이나 지원예산 확보방안이 수반되지 않아 생색내기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조비용과 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수조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LPG택시에 비해 CNG택시가 경제성이 높지 않아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택시업계는 CNG택시 지원 사업을 주먹구구식으로 밀어붙이면 오히려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부정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국토부 택시TF 관계자는 “CNG든 디젤이든 택시연료 다변화에 모든 연료를 검토하고 있다”며 “특정 연료에 대한 것보다 택시업계가 택시지원법 제정 자체를 반대하며 연료다변화에 의견을 전혀 제시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