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부품업체의 표정이 어둡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7월 들어 수주량이 크게 줄면서 3분기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정보통신(IT) 부품업체 실적은 2분기부터 상승곡선을 그리다 3분기 정점을 찍지만 올해는 쉽지 않다. 갤럭시S4·아이폰5 등 이른바 `메가 히트 모델`의 인기가 예년만 못하면서 부품 분야의 계절 성수기 효과도 점차 약해질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제조사가 7월부터 강력한 재고 조정을 단행하면서 부품업계의 수주량이 급감했다. 8월부터 갤럭시노트3·아이폰5S 등 신제품용 부품 주문이 본격화되지만 `7월 쇼크`를 상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시작 후 처음으로 반기 만에 부품 재고조정을 단행했다. 갤럭시S4 판매량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자 하반기 제품 출시 전략을 전면 재조정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당초 갤럭시S4로 자사 제품 중 처음으로 1억대 판매량을 달성한다는 목표였다. 지금은 7000만∼8000만대 수준으로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7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갤럭시S4용 부품 주문량은 전월 대비 20% 이상 줄었다. 판매량이 저조한 모델의 단종 시기를 앞당기면서 관련 부품 공급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다음달 중순 갤럭시노트3용 부품 주문이 시작될 때까지 주요 협력사 생산라인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애플 협력사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애플은 아이폰5S 출시와 동시에 아이폰5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고 협력사에 통보했다. 아이폰5 판매 부진으로 완제품 재고뿐 아니라 부품 재고도 크게 늘어난 탓이다. 애플도 7월부터 유례없이 강력한 수준의 부품 재고조정을 실시했다.
애플은 내부적으로 아이폰5를 2억대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이폰5 단종 시점을 앞당기면서 1억2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실적 발표에 따르면 애플의 재고자산은 17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42%나 늘었다. 팀 쿡 CEO가 애플스토어 등 자체 유통망 확대로 재고 자산이 늘었다고 해명했지만 대다수 시장 관계자들은 아이폰5 판매 부진 영향으로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 외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늘면서 스마트폰 시장 구도가 바뀌고 있다”며 “부품 업체들도 거래처 다변화로 특정 고객사 의존도를 낮추는 등 혁신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