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추대됐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에 추대되는 관례에 따라 박 회장은 전국 71개 상공회의소 조직을 대표하는 129년 역사의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끌게 될 전망이다. 두산은 박 회장의 아버지(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와 형(박용성 대한체육회 명예회장)에 이어 3번째 대한상의 회장을 배출하게 됐다.
서울상공회의소는 2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서울상의 회장단회의를 열고 손경식 회장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상의 회장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을 만장일치로 단독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달 12일 열릴 예정인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박용만 회장은 공식으로 서울상의 회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이후 내달 21일 열리는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박 회장을 대한상의 21대 회장으로 추대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새로 취임하는 박용만 회장은 전임 손 회장의 잔여 임기인 2015년 3월까지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게 된다. 박 회장은 잔여 임기를 마치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제22대 대한상의 회장직도 수행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도에 대한상의 회장으로 부임해 잔여 임기를 무사히 마치면 다시 새로운 임기를 맡아 수행하는 것이 대한상의의 전통이자 관례”라고 설명했다.
회장단은 이날 대한상의 회장은 국내외에 우리나라 경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고 소속 기업과 개인 이미지, 대정부 관계와 대인관계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과 함께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김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은 50∼60대의 젊은 회장이 상의를 이끌어 가는 것이 좋다는 뜻을 보였다. 회장단 회의 이후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 부회장은 “김 회장은 본인의 나이가 많아 후배 경영인들이 회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회장직을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기업의 회장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회장단 사이에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으로 재계 순위 12위 그룹이다.
재계 관계자는 “50대 젊은 회장의 탄생으로 대한상의에 신선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젊은 리더십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실현에도 많이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회장은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보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지난 1982년 동산토건(현 두산건설)에 입사해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두산 회장에 이어 현재 두산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2009년 2월부터 서울상의 부회장과 2000년부터 대한상의가 사무국 역할을 하는 한국·스페인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직도 수행하고 있다.
이날 서울상의 회장단 회의에는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등 10명이 참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