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원전 재가동을 위한 위원 구성도 늦어지면서 하계 전력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관계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선임이 석 달째 지연되면서 원전 재가동을 비롯해 관련 의사결정 과정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다음 달 하계 전력피크 기간에 접어들면서 정비를 마친 울진4호기의 재가동 승인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상임위원 2명과 국회 추천 비상임위원 4명, 정부 추천 비상임위원 3명 등 모두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새 정부 들어 이은철 위원장과 김용환 사무처장이 상임위원으로 임명됐다. 지난달 국회에서는 임창생 KAIST 교수, 나성호 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본부장,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장 등 비상임위원 4명을 추천했다. 또 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위촉하는 3명(비상임위원)의 복수 후보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 추천위원을 놓고 청와대 인사검증 작업이 지연되면서 위원회가 구성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원안위는 위원회의 심의·의결 과정 없이 원전 재가동을 승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어봉 안내관 균열로 가동이 중단된 한빛 3호기를 비롯해 위조 부품 사태에 연루된 원전 6기의 재가동이 위원장 판단으로 결정됐다.
원안위 측은 “원전 재가동 부분은 위원회 설치법 12조에 명시된 의결심의 사항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위원회 자체적으로 안전성을 판단해 재가동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기발생기 전열관 결함으로 지난 2011년 9월 이후 지금까지 교체작업을 벌여온 한울 4호기 재가동 승인여부는 불투명하다. 100만㎾급 한울4호기 가동은 하계 전력수급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한울4호기는 중요 부분에 결함이 있었고 2년이 넘게 검사를 해 온 만큼 재가동에 대한 위원회 의결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원안위는 8월 하계 전력수급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위원회 구성이 안 돼 재가동 승인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위원회 구성 지연에 따라 설계수명이 만료된 월성원전 1호기 계속운전 여부 심의의결도 늦어진다는 우려다.
관련업계 한 전문가는 “추천위원이 청와대 인사검증라인으로 넘어갔지만 결과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며 “원전 재가동을 비롯한 주요 사안들에 대한 결정이 늦어져 전력난을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