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단독 영업정지 첫 날 1만명 이탈…업계 "예상 이하"

KT가 단독 신규가입자 모집금지(영업정지) 제재 첫 날 약 1만명의 가입자를 경쟁사에 빼앗긴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하루에 1만5000여명은 이탈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과열 보조금 경쟁을 엄단한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경고가 시장에 먹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영업정지 첫 날인 지난 30일 KT는 SK텔레콤·LG유플러스에 가입자 9774명을 내줬다. SK텔레콤은 4111명, LG유플러스는 5663명 순증을 기록했다. 이날 통신 3사 간 번호이동 건수는 총2만686건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영업정지 기간에 과열 보조금을 적발하면 엄격히 제재한다는 방통위의 사전 경고에 예상보다 시장이 더 식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26일 통신 3사 대외 협력·마케팅 담당 임원을 불러 “KT 영업정지 기간에 시장 혼란을 일으키면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사전 경고한 바 있다.

올해 초 통신 3사 순차 영업정지 때와 비교해보면 냉각된 시장 분위기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올해 초 KT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3만5700건에 달했다. 이번에는 당시의 57%에 불과한 움직임만 보이고 있다. 방통위가 제재 결정을 내린 지난 18일 이후 29일까지 일일 평균 번호이동 건수인 2만3500건보다도 적다.

통신사 관계자는 “하루 가입자 이탈 1만건 이하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수치”라며 “계속 냉각된 분위기가 이어지면 KT의 타격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영업정지 기간동안 가입자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 가입자를 대상으로 롱텀에벌루션(LTE) 프로모션 `두 배`와 결합 서비스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일부 대리점·판매점에서는 `영업정지 기간 동안 예약가입을 받으면 3만원의 수당이 추가 지급된다`는 내용이 도는 등 암암리에 예약가입을 독촉하기도 했다.

SK텔레콤·LG유플러스 휴대폰 단말기에 보조금을 가이드라인 이상 실어주는 `스팟성` 보조금도 온라인 판매점을 중심으로 조금씩은 나타나고 있다.

통신 3사 평균 번호이동 추이

KT 단독 영업정지 첫 날 1만명 이탈…업계 "예상 이하"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