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늪에 빠진 태양광 업계가 사막형 태양광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아프리카 지역을 겨냥한 사막형 태양광 모듈 개발·실증에 착수한 업체가 늘고 있다.
사막형 태양광 모듈은 내수시장보다는 중동, 아프리카 지역을 겨냥한 수출형 제품이다. 이들 지역은 그간 높은 온도와 모래먼지로 발전 효율저하, 부식 등의 문제가 발생해 태양광 분야에서 외면을 받아왔다. 최근 풍부한 일조량과 넓은 부지 등을 강점으로 태양광 분야의 새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중동은 2020년 35~45GW의 태양광 설치가 예상되는 글로벌 신흥시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약 126조원을 투자해 2032년 전력수요의 3분의 1을 태양광으로 보급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 지역에 사용되는 사막형 태양광 모듈은 일반 제품과 다르다. 고온에서 발전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모래먼지로 생기는 모듈 오염과 부식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통상 섭씨 25도 환경에서 결정질 모듈 온도가 1도 상승하면 효율은 0.4% 감소한다. 이 때문에 모듈 가격 인상요인이 없이 온도상승을 막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현대중공업은 광명전기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기술평가원이 주관하는 `중동지역 사막형 태양광 특수발전시스템 및 비즈니스모델 개발과제`를 수행 중이다. 제품 개발과 더불어 비즈니스 모델과 인증방법까지 제안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모듈의 발전성능 저하율을 연간 0.8%에서 0.5%로 낮추고 발전성능을 3% 끌어올릴 계획이다. 설치단가는 와트(W)당 1.2달러, 발전단가는 ㎾h당 0.45달러 수준에 맞춘다는 구상이다. 모듈 오염으로 발생하는 발전성능 저하를 예방하고자 물을 이용하지 않는 클리닝 시스템도 개발한다. 접속반과 수배전반, 인버터 등 전기기기 단열 성능을 강화하고 부식 방지를 위해 폴리에틸렌(PE) 코팅을 적용하기로 했다. 오는 2016년 5월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 상업운전 시스템을 가동하는 게 목표라고 광명전기는 설명했다.
에스에너지는 산업부와 에기평의 지원을 받아 신재생에너지 국가전략 과제의 일환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사막용 태양광모듈 개발 이후 오만 현지 두 개 대학에 사막용 모듈 테스트 베드 2개소를 구축하고 지난 4월 테스트를 마무리 했다. 기존 결정질 모듈에 비해 효율 저하 정도가 10% 이상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박막전지 업계도 사막형 제품개발에 팔 걷고 나섰다. 박막형 제품이 온도에 따른 효율저하가 결정질에 비해 우수해 사막환경에 유리하다. 박막 태양전지의 효율저하 정도는 결정질에 비해 10% 이상 낮다. 대면적 CIGS와 아모퍼스실리콘 제품이 대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결정질 태양전지 대비 제조단가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안형근 건국대학교 교수는 “향후 고온의 선벨트(Sun belt)지역에서 태양광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업계가 시장 선점을 위해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결정질 태양전지는 온도상승이 일어나는 필름부위 개선이 필요하고 박막 태양전지는 온도 저하에 유리하지만 경제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막형 태양광 모듈 개발 현황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