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셜커머스, 소비자 신뢰확보에 집중할 때

최근 한 소셜커머스 업체는 1100만원을 웃도는 초고가 명품 가방을 팔았다. 단일 제품을 1000만원 이상 가격에 판매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구매 고객은 재력가나 부유층이 아닌 의외로 평범한 여성 고객이었다는 후문이다. 평소 갖고 싶었던 가방이라 큰 맘 먹고 구매했다고 한다. 제품을 판매한 업체는 택배 업체와 함께 초고가 명품 가방에 걸맞은 특별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실무자가 직접 고객을 방문해 감사 인사를 전한 것은 물론이고 그 자리에서 배송 박스를 개봉한 후 제품 표면에 지문이 묻거나 긁힘이 생기지 않도록 흰 장갑을 끼고 가방과 보증서를 전달했다.

[기자수첩]소셜커머스, 소비자 신뢰확보에 집중할 때

뜻밖의 서비스를 받은 고객은 “마치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된 것 같다”며 만족했다.

소셜커머스는 그동안 저가 상품 사이트라는 이미지가 많았다. 업계가 진행하는 `딜` 특성상 저가 상품이 주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평균 일주일에 불과한 짧은 기간 동안 제품을 팔기 때문에 고객이 구매 의사를 결정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지 못한다. 100만원 이상 고가 상품은 고객의 가격 저항감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지난해 주요 소셜커머스 업체가 유명 브랜드 제품을 베낀 모조품을 유통시킨 것으로 밝혀지면서 업계는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업체에 시정조치와 과태료를 부과한 것은 물론이고 저가 상품에 `짝퉁` 이미지가 겹치면서 소비자 신뢰도는 바닥을 찍었다.

하지만 최근 쿠팡·티켓몬스터·위메프·CJ오클락 등에서 명품 가방, 안마의자, 고급스피커, 모터사이클 등 프리미엄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짝퉁 사건 이후 불과 몇 개월 만이다. 업계가 자체 품질보증(QA) 전담조직 신설, 모조품 보상제 등 자구책을 마련하면서 신뢰가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다.

싸구려와 짝퉁으로 얼룩졌던 소셜커머스를 향한 소비자 인식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한 번만 실기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도 쉽게 무너지는 게 유통시장의 생리다. 지금이야말로 소셜커머스가 주요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소비자 신뢰 확보에 나서야 한다.

전자산업부·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