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시장 개화 전부터 `회의론` 등장...무작정 솔루션 도입보다 목표 명확히해야

빅데이터 쟁탈전, 국내업체 설자리 있나

국내 빅데이터 시장이 본격적인 개화에 앞서 `회의론`부터 일고 있다. 1~2년 전부터 글로벌 솔루션 업체들은 빅데이터에 대응하지 않으면 기업에 큰 불이익이 올 것처럼 분위기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앞서 빅데이터 분석에 조금이나마 발을 담궈본 기업과 담당자들 사이에선 “빅데이터는 허상”이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회의론이 돌기 시작하는 것은 모두의 기대만큼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기업들이 빅데이터의 도입 필요성을 인지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했지만 프로젝트 도중 중단하거나 시스템을 완성하고도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우 한국외대 통계학과 교수는 “분석이라는 작업은 결코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닌데 빅데이터 관련 솔루션을 도입만하면 될 수 있는 것처럼 얘기되고 있다”며 “분석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으로 고객이나 IT기업 모두 빅데이터 분석에 대한 학습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 기업 A사는 최근 고객 트랜잭션 분석 작업에 나섰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이 너무 비싸 기존 데스크톱PC에서 엑셀 프로그램을 가지고 시도해봤다. 한달치 분석데이터가 2억건이 넘어 분석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좋은 결과물을 얻어냈다.

기업들이 무턱대고 빅데이터 솔루션 도입을 고려하기보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이에 따른 숨겨진 어떤 가치를 찾아낼 것인지를 우선 고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를 위해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전문가는 “작은 것부터 시도해 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며, 이와 함께 빅데이터 속에 숨겨진 가치를 찾아낼 `사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같은 빅데이터와 분석 기술을 가지고도 `사람`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어 우수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