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루닉스의 경영 이념은 `인류를 위한 슈퍼컴퓨팅`이다. 누군가는 거창하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권대석 클루닉스 대표의 신념은 확고하다. 언젠가 모든 사람이 슈퍼컴퓨터를 활용한다는 사실도 모른 채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며, 그 시기를 앞당기는 게 권 대표의 목표다. 클루닉스의 조용한 혁명은 이미 속도가 붙었다. 13년 동안 사회 곳곳에 스며든 클루닉스 기술은 여러 기업·공공기관의 업무 효율을 높였고 `모르는 사이` 우리 일상의 편리함으로 파급됐다.

권 대표가 최근 주력하는 사업은 `작은 규모의 슈퍼컴퓨팅`인 고성능컴퓨팅(HPC)이다. 지난해 한국가스공사에 HPC 기반 연구개발(R&D)용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한 데 이어 최근 한국석유공사의 `석유개발 IT자원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사업도 수주했다.
권 대표는 “기업에서 R&D용으로 사용하는 고가의 개인별 워크스테이션과 여기에 설치되는 CAD·CAE 소프트웨어(SW)를 저가의 HPC 서버 기반의 내부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사업”이라며 “외산 가상데스크톱(VDI) 솔루션를 도입해 실패를 경험했던 기업 연구소를 중심으로 우리 제품이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HPC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권 대표 생각이다. 공공 부문에서 HPC가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대안을 찾고, 관련 R&D에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HPC를 비롯한 슈퍼컴퓨팅 기반이 갖춰져야 제조나 첨단학문 부문에서의 높은 부가가치 창출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클루닉스는 빅데이터 사업도 HPC를 기반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빅데이터는 HPC의 한 분야라는 게 권 대표의 생각이다. 종전 데이터베이스(DB)로 저장·처리가 어려워 분산병렬 고성능 시스템이나 슈퍼컴퓨터를 활용해야 하는 정보가 빅데이터라는 설명이다. 클루닉스는 최근 빅데이터 어플라이언스 개발도 시작했다. 국내 빅데이터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은 낙관했다. 하지만 그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 대표는 “대기업처럼 지불 능력이 큰 영역에서 과연 빅데이터 기술로 해결해야만 하는 심각한 문제를 많이 갖고 있느냐가 시장 확대의 전제 조건”이라며 “국내 대기업들이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다고 극적인 수익 확대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며, 빅데이터라는 이름의 단일 기술·상품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문제별로 솔루션을 찾아야 하는 것도 빠른 시장 확대에 있어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