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재질의 애자(절연체)가 수익성 악화로 국내 생산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애자는 전주나 송전탑과 전선을 연결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가 흐르지 않도록 도자기나 폴리머로 제작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도자기(포세린) 애자 생산의 명맥을 이어오던 고려애자와 극동도기가 최근 사업 규모를 줄이는 등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고려애자와 극동도기는 삼영그룹 계열사로 지난 1990년대만 해도 국내 도자기 애자 생산의 70%를 담당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및 베트남 등지에서 값싼 제품이 수입되면서 매출은 물론이고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고려애자 고위 관계자는 “그간 도자기로 애자를 만든 것은 절연성과 내구성이 우수하고 원료인 흙이 국내에 풍부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흙에서 철을 분리해내고 다시 물을 혼합하는 제조공정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자동화하기도 힘들어 인건비가 많이 투입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고려애자 올 예상 매출은 100억원 수준으로 20년 전에 비해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다. 공장 가동률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에 인력이나 공장 규모는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조만간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도기는 공장 가동률이 70% 수준으로 줄었고 인력은 절반 가까이 그만뒀다. 1990년대 7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지난해 40억원으로 감소했다. 남양도기와 대명세라믹 등 여러 업체는 이미 사업을 접었거나 폴리머 애자로 사업을 전환했다.
극동도기 관계자는 “도자기로 만든 애자류는 인건비 비중이 크기 때문에 획기적 생산기술이 나오기 전에는 중국이나 동남아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이기기 힘들다”며 “정부에서 국내 기간산업을 보호 육성하지 않으면 가까운 시일 내에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