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이 비슷한 순위의 미국 대기업보다 1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미국 기업의 매출이나 순이익 규모가 한국기업들에 견줘 각각 3.5배, 7.5배 이상이 되고,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한국의 2.1배에 달해 국내 대기업 직원 연봉이 미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해석이다.
7일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액 상위 250대 기업과 비슷한 순위의 미국 250개 대기업의 작년 말 직원 연봉을 비교한 결과, 국내 대기업 직원 연봉이 600만원가량 많았다.
한국 250대 기업 직원의 2012년 평균 연봉은 6300만원인 데 비해, 미국 250개 기업은 5만3526달러(약 5700만원, 2012년 말 환율 1063원 적용)에 머물렀다. 한국 250대 기업 직원 연봉이 비슷한 순위 미국 기업 직원 연봉에 비해 600만원 높은 셈이다.
국내 대기업의 이 같은 연봉 수준은 회사 규모나 미국의 국민소득을 감안한 상대적 체감률로 따져 보면 훨씬 더 높아진다. 미국 250개 기업의 총매출은 7594조원으로 한국 2152조원의 3.5배나 됐다. 순이익도 641조원으로 한국(85조원) 대비 7.5배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2012년 기준 1인당 GDP도 한국은 2만3679달러로 미국의 4만9601달러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쳐, 국내 대기업들의 직원 연봉이 단순 체감으로는 2배 정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조사 대상 미국기업 중 연봉이 가장 높은 회사는 원자력발전소 등을 운영하는 발전회사 퍼스트에너지와 스텔스폭격기, 군함 등을 생산하는 방산업체 노스롭그루먼, IBM 등이 8만9690달러(약 9500만원)였다. 반면에 국내 노무라금융투자는 1억4000만원으로 이보다 46%나 많았다. SK텔레콤과 한국증권금융도 9800만원과 9600만원으로 미국 최고 연봉회사보다 높았다.
무기 등 군수품을 생산하는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와 록히드마틴,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 등이 9300만원으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부동산 투자사 사이먼 프로퍼티그룹과 벤타스가 9100만원으로 공동 7위를 기록했고, 투자은행 JP모건과 자산관리회사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이 8700만원으로 공동 9위를 차지했다.
국내 `톱 10`에는 노무라금융투자, SK텔레콤, 한국증권금융에 이어 현대차(9400만원), 한국수출입은행(9300만원), 기아차(9100만원), SK종합화학·LG상사·외환은행(9000만원), 여천NCC(8900만원) 등이 포함됐다.
미국 기업 중 연봉이 높은 업종은 군수방위산업과 발전에너지, 투자은행(IB)이었고, 한국은 증권과 자동차 업종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