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용 앱 마켓플레이스에 국내 기업용 앱 개발 업체들의 참여가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애플리케이션이 국내시장에만 특화돼 개발됐고 기술 지원 등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것이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닷컴, 구글, SAP 등 클라우드 플랫폼 사업자들이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용 앱 마켓플레이스에 국산 애플리케이션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일즈포스닷컴의 앱 익스체인지에는 단 한 개의 솔루션도 등록 돼 있지 않다. SAP에서 운영하는 앱스토어에는 2년간 두 개의 국산 솔루션만이 올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앱 마켓도 이들 업체와 상황은 비슷하다.
이영수 세일즈포스닷컴코리아 대표는 “세일즈포스닷컴의 앱 익스체인지에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 무려 2000여개가 넘게 있으며 이들 솔루션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며 “다양한 산업군에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관련 솔루션이 하나도 올려져 있지 않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MS, 세일즈포스닷컴 등이 제공하는 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PaaS)는 국내 기업들의 이용 고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 PaaS 기반으로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소위 `글로벌 앱 장터`에는 내놓지 않고 있다. 단순히 자사 적용 단계에서 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H제약사는 PaaS 기반으로 개발한 영업관리시스템을 앱 마켓에 등록해 솔루션을 글로벌하게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중도 포기했다. 너무 자사 특화된 시스템으로 개발돼 글로벌 제약사의 영업 환경과는 맞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인적자원(HR) 분야의 한 SW 기업도 기존 제품을 수정해서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렸지만 거의 새롭게 제품을 개발해야 할 만큼 공수가 필요해 잠시 중단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금 가지고 있는 제품을 조금 손봐서 글로벌 패키지화하면 될 줄 알았다”며 “하지만 클라우드 기본 기능을 포함시키면서 글로벌 표준에 맞춰 수정해야 하는 작업이 결코 만만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국산 SW 기업이 장기간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점도 이용 제한 요소로 꼽힌다. 글로벌 플랫폼에 등록하기 위해선 일정 부분 제품 수정이 불가피하다. 그리고 향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및 고객 문의 대응을 위한 전담 인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국산 SW 기업이 글로벌 기업용 앱 마켓을 이용하면 현지 법인을 설립하거나 파트너를 구하는 등 직접적인 투자 없이도 해외시장 진출을 할 수 있다. 판매와 마케팅에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사실상 매우 유용한 해외시장 개척 경로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SW 기업들이 해외 시장 진출 수단으로 글로벌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을 매우 좋은 기회로 보면서도 장기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 있고, 아직 국내 성공사례가 없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내 대기업에서 이들을 지원해 주고 향후 판매 수익을 배분하는 형식의 사업을 추진하면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개발 업체의 글로벌 앱 마켓 참여 현황
자료:업계 종합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