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력 줄이고 만들어쓰는 코엑스 가보니

코엑스 중앙관제실 직원이 실시간으로 건물 에너지사용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코엑스 중앙관제실 직원이 실시간으로 건물 에너지사용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전력 부족에 대비해 보유하고 있는 상용발전기를 모두 가동하고 있습니다. 최대 3000㎾ 전력을 자체 생산해 직접 사용하고 있습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온몸이 땀으로 젖은 11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지하에는 경유와 가스를 연료로 하는 발전기 두 대가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코엑스의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을 총괄하는 신윤균 기술사업본부장은 “전력사용 피크시간대에 냉방기 가동 시간제 운전 등을 실시하고 있고 정부 전력수요관리제에 참여하고자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며 “무역센터 건물 최대 전력수요의 70%를 자체 발전으로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관제실로 이동하자 무역센터, 코엑스, 주변 일부 건물의 에너지사용현황이 표시된 대형스크린이 한눈에 들어왔다. BEMS는 건물 에너지절약 솔루션으로 코엑스의 에너지 비용을 연간 10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는 핵심 에너지관리도구다.

관제실 직원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에너지 절약만을 고집하다가는 자칫 고객에게 큰 불편을 줄 수 있어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신 본부장의 설명이 이어진다.

건물온도규제 대상 건물인 코엑스는 상주인구 2만명, 일일 유동인구만 15만명에 달하는 국내 세 번째 에너지 다소비 건물이다. 전기, 수도, 가스 등 에너지비용으로 연간 160억원을 소비한다.

지난 2008년 에너지절감 3개년 계획을 수립·이행한 코엑스는 최근 전력수요 급증으로 전력난이 발생하면서 또 다시 허리띠를 졸라맸다. 올해 에너지 절감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주요 에너지원인 전력·가스·수도 사용량을 2017년까지 21.3% 누적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도 높은 에너지 절감 활동에 들어갔다.

자체 연구로 BEMS 특허 기술인 에너지 수요예측 시뮬레이션 정확도를 70%에서 85%까지 높였고 이를 이용해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5%를 추가로 절감할 계획이다.

에너지 관리와 더불어 에너지 사용 설비도 고효율 제품으로 빠르게 바꿔나가고 있다. 전체 16만개 조명가운데 15%에 달하는 2만4000여개 조명을 LED로 교체했고 공조기 전력절감 인버터를 포함한 열교환기, 펌프, 펜 등도 친환경 고효율 설비로 대체했다.

상시 가동하는 시설물도 고객 수요가 뜸한 시간에는 제한적으로 운영한다. 승강기 운행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주차장 환풍시설과 조명시설도 제한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변보경 사장은 “에너지 다소비 건물인 무역센터 코엑스도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되지 않도록 전력 에너지 관리·감축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BEMS 등 IT를 이용한 에너지관리를 강화하고 고효율 설비 교체 비율을 지속 높여갈 것을 에너지 관리자에게 당부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