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외신 반응 "애플 부분 승리…유리한 고지 점령"

ITC, 삼성 애플 특허침해 판정

“오바마 행정부가 며칠만에 다시 곤혹스러운 결정을 해야 하는 시점에 놓였다.”

“애플이 헤드폰잭 특허 싸움에서 이겼지만 삼성은 스마트폰 디자인 전쟁에서 승리했다.”

“애플의 부분적인 승리로 스마트폰 특허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섰다.”

외신은 애플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데 주목했지만 삼성전자 제품이 대부분 시장에서 판매가 미미한 구형으로 피해는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번 ITC 수입금지 대상에 포함된 삼성전자 제품이 구형이라 피해는 작지만 애플이 경쟁사 제품을 견제하는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 지식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안 뮐러는 “분쟁이 앞으로 1년에서 수년간 계속될 수 있지만, 삼성이 애플 측 조건으로 합의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애플이 또 1승을 챙겼지만 줄기차게 주장한 디자인 특허를 인정받지 못한 것은 뼈아프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둥근 모서리를 가진 스마트폰 디자인 특허를 침해한 것을 강조했지만 ITC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엔가젯은 이번에 문제가 된 기기는 구형 모델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느끼는 영향은 별로 크지 않지만 애플은 오바마 거부권 행사에 이어 ITC에서 2승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제 관심사는 60일 후 오바마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다. 대부분 외신은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한국 등 주변국들과 무역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바마 행정부가 또다시 곤혹스러워졌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3일 ITC의 애플 제품 수입 금지에 이례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일주일 만에 또 다시 ITC에서 삼성전자 제품 수입 금지 판결이 났고 60일 후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보호무역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역시 공이 오바마 행정부로 다시 넘어갔다며 한국과 관계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힘든 결정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판정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와 특허 분쟁에서 애플에 득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캐놀리나 밀라네시 가트너 분석가는 “ITC에서 애플 승리는 다른 회사와 분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이 건을 다른 회사에게 경고할 기회로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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