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 위기감 팽팽…전력 예비율 당분간 '아슬아슬'

전력수급 상황이 아슬아슬 깔딱고개를 넘고 있다.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면서 전력예비율이 바닥날 정도다. 수급관리를 통한 규제에 한계를 느낀 전력당국은 직원을 동원해 전력 다소비 고객을 대상으로 절전을 호소하고 나섰다.

전력거래소는 13일 오전 11시 19분 순시예비력이 450만㎾ 미만으로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1단계인 `준비(예비력 400만∼500만㎾)`를 발령했다. 준비 발령은 이날 오후까지 이어졌다. 거래소는 산업체 절전규제, 조업조정, 주간예고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전력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력당국은 하루에만 4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기업체 전력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이날 역시 전력당국이 비상수급대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전력수급은 대부분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 이날 최대 전력사용은 7262만㎾에 달했으며 수요관리가 없으면 100만㎾ 정도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오전 10시와 11시 사이에 당초 230만㎾ 사용량을 줄이려 했는데 실제로는 336만㎾를 줄였다”며 “폭염에 따른 냉방수요 급증으로 수요 관리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전력사용이 피크를 이루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절전규제로 540만㎾를 줄이고 있다.

강한 수요관리에도 전력예비율이 올라가지 않자 당국은 고객들을 찾아 절전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전력 직원 6000여명은 업무를 중단하고 전국 각 지역의 전력 다소비 고객을 찾아 절전을 호소하고 나섰다. 직원들은 1만여곳의 고객을 방문, 26만통의 지인 전화안내, 13만통 이상의 고객 전화안내 등 전 방위 절전 활동을 펼쳤다. 이로써 하루 약 160만㎾의 절감 실적을 기록했다고 한전 측은 설명했다.

전력당국은 “산업계와 국민의 절전 노력으로 블랙아웃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전력수급 상황은 안심할 수 없어 이번 주까지 절전시책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절전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전력위기를 자초한 정부를 향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매년 블랙아웃 공포가 반복되고 있지만 수년 전 세워놓은 전력수급 정책이 개선되기는커녕 원전비리 등이 겹치면서 더욱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13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졌다. 낮 기온은 영덕 36.7도, 울산 36.6도, 밀양 35.6도, 대구 34.6도를 기록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