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이다. 살인적인 폭염 얘기다. 40도에 가까운 무더위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전력수급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절전이 최대 화두가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미 블랙아웃(대정전)을 한차례 겪은지라 공공기관과 기업, 상인, 대학 등은 물론이고 일반시민들도 너나할 것 없이 절전 캠페인에 적극적이다.
16일 광주시 공무원들은 선풍기 한대에 의지한 채 연신 부채질을 해대고 있지만 40도에 육박하는 실내온도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이스크림과 팥빙수를 냉장고에 채워놓고 더위를 이겨내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다.
블랙아웃 위기를 이겨낼 방법은 없을까. 일반론으로 얘기되는 공급차원을 조금만 벗어나 보자.절전에서 답을 찾아보자는 얘기다.
LED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LED는 일반 조명과 비교하면 전기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효율 높은 전기기구다.
한국광산업진흥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 보급형 LED만 보급해도 원자력발전소 6기 증설 효과가 발생한다. 민간시장에만 보급해도 국내 전력량 10%(4만GWh)를 줄이고 전기료도 4조원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후 LED 보급량을 2배로 늘렸고, 2022년 원전폐쇄를 결정한 독일도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확대하며 LED 보급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보급률은 10% 내외다. 그동안 LED산업구조가 LCD 디스플레이와 백라이트유닛 등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일반조명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과 홍보 부족으로 LED조명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던 탓도 있다.
블랙아웃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당장 내년 1월부터는 백열등의 생산 및 수입이 전면 중단된다. LED산업 활성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민간시장 LED 보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책이 절대적이다. 우선 국내 전력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업단지, 공장, 건축물을 중심으로 LED 설치 의무화를 추진해야 한다. 정부지원금 및 지자체 보조금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해 대선정국에 파묻혀 무산된 LED시범도시도 지정·육성해야 한다.
우물에서 물을 얻기 위해서는 펌프에 한 바가지의 물을 먼저 부어야 한다. 이른바 마중물 효과다. 지금은 블랙아웃을 막고 LED산업을 키우기 위한 마중물이 필요한 시기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