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말하고 사진으로 소통하는 그들, 사진작가. 디지털카메라의 보편화로 진입 장벽이 예전에 비해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막연히 사진 찍는 것만을 좋아한다고 해서 사진작가가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취업스토리에서는 크레타스튜디오 실장을 역임하고 있는 임혜란씨를 만났다. 크레타 스튜디오 실장, 상명대 사진학과 수석 졸업, 사진에 생기를 담는 사진작가. 모두 그녀를 설명하는 수식어다. 평범한 대학생으로 시작해 스튜디오 실장이라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숨겨진 노력과 수많은 교훈들. 미래 앞에서 힘들어하는 대학생을 위해 임혜란씨의 인생 이야기와 네 가지 인생철학을 듣고 왔다.
◇첫째 “만약 당신에게 소문자 a가 주어지면, 대문자 A를 만드세요.”
고등학교 시절, 우연한 계기로 사진작가의 꿈을 품게 된 임혜란 실장. 그는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전혀 사진을 모르던 시절이라 실기 시험을 보는 대학교에는 지원할 수 없었다. 당시 실기 점수가 필요 없던 상명대 사진과에 입학하게 됐다. “저와 달리 입학 전에 학원에서 사진을 배워온 동기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1학년 때는 혼자 뒤처진다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죠. 그러던 어느 날 교수님께서 제게 `출발점은 다르지만 노력만 한다면 언젠간 네가 동기들보다 앞서 갈 거야`라며 용기를 주셨어요. 그날 이후로 더 절박하게,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노력했어요. 일주일에 10시간만 자면서 공부했고, 그 결과 수석으로 졸업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누구보다 열심히 대학생활을 한 그는 “성공하기 위해선 남들과 같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다못해 이성 친구를 사귀는 것에도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서 자기 미래를 위해서는 왜 투자하지 않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때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항상 노력해야 한다, 정말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것이 그녀의 신조다.
◇둘째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세요.”
임혜란 실장은 대학교 시절, 집과 학교가 멀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절대로 지각은 하지 말자고 자신과 약속을 했다며 자신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하루는 늦잠을 잔거에요. 지하철을 타면 지각할 것 같고, 그러자고 지각을 하자니 너무 죄책감이 들고. 그래서 결국 학교까지 택시를 탔어요. 택시비가 무려 12만원이나 나왔지만 스스로 약속을 지켰다는 생각에 뿌듯했어요.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면서 성공하신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분들이 종사하시는 분야는 다양하지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약속을 지킨다는 공통점이 있으시더라고요. 약속의 중요성을 그분들을 보며 다시금 느꼈죠.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계속 실패의 경험만 늘어가는 것 같아요.”
◇셋째 “불안하고 우울해 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시도하세요.”
끊임없는 노력과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그녀의 세 번째 인생철학은 무엇일까? “많은 대학생 친구들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며 불안해한다고 들었어요. 어느 정도의 불안감은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겠지만, 과도한 불안은 자기 발전의 방해요소가 돼요. 눈앞에 찾아온 기회 앞에서 `나는 준비가 덜 된 것 같아`라고 생각하게 만들거든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많이 막막하겠지만, 용기를 내어 시도하세요. 작은 일이라도 하나씩 성공 시키다보면 불안감이 자신감으로 바뀌는 순간이 오거든요.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만이 전문가가 될 수 있어요.”
◇넷째 “열정 없이 무언가를 실현하려고 하는 건, 시체가 옷을 입는 것과 같아요.”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만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그녀의 말은 마지막 인생철학을 더욱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만큼 스튜디오에 근무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사진을 향한 저의 열정을 키워준 잊을 수 없는 촬영이 있다”며 가족사진 촬영 때의 한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수십 년 벽에 걸릴 소중한 가족사진인데, 그 당시 어머니께서 풍을 앓고 계셨고, 이것 때문에 온몸이 많이 부은 상태셨어요. 촬영을 마치고 편집을 시작하려 하는데, 따님께 이메일이 왔어요. 따님께서 제게 아파서 부은 어머니 모습을 가족사진에 담기가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아프시기 전 사진을 가족사진에 합성하는 건 불가능하냐며 물으셨어요. 처음엔 망설였지만, 따님의 고운 마음에 감동받아 거의 8시간 정도를 이 사진에 쏟았어요. 완성된 사진을 손님께 드리는 날, 가족 분들 모두 제게 악수를 청하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하셨어요. 그 순간의 뿌듯함을 저는 잊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이 뿌듯함은 일을 향한 애착으로 이어졌고요.”
그녀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저는 사진 찍는 매순간이 너무나 행복해요. 그리고 내가 행복한 것 이상으로 생기 있는 사진을 찍고 싶고요. 요즘 많은 대학생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돈을 많이 버는 일 사이에서 고민한다고 들었어요. 그 일을 오래할 수만 있다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물론 저도 그랬던 것처럼, 무슨 일이든 경력도 없고 연봉도 낮은 초기에는 힘들 수밖에 없어요. 그 시기를 버텨야만 보상을 얻을 수 있고, 순식간에 자기의 가치는 올라갈 거예요.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그 시기를 넘기기가 아주 어려워요. 그러니까 즐길 수 있는 일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