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강국 기술대국]<2부>창조경제를 견인한다 (7)다목적실용위성 5호

[과학강국 기술대국]<2부>창조경제를 견인한다 (7)다목적실용위성 5호
[과학강국 기술대국]<2부>창조경제를 견인한다 (7)다목적실용위성 5호

`대한한공, 두원중공업,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 엠앤엠링스, 쎄트렉아이….` 우리나라 위성개발 역사상 16번째로 올라가는 다목적실용위성 5호(아리랑 5호)의 부품 국산화를 주도한 업체다.

[과학강국 기술대국]<2부>창조경제를 견인한다 (7)다목적실용위성 5호

다목적실용위성 5호가 실릴 러시아 발사체 `드네프르` 의 예전 발사 모습.
다목적실용위성 5호가 실릴 러시아 발사체 `드네프르` 의 예전 발사 모습.

대한항공은 위성 구조체를 만들었다. 두원중공업은 열제어부품, 한화는 추력기 및 추진계 조립,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전력계 및 원격측정명령계 부품, 엠앤엠링스는 초고주파신호 분배기, 쎄트렉아이는 태양센서를 각각 제작했다. 물론 시스템 총괄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도했다. 위성기술은 선진국 코밑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오는 22일 발사될 다목적실용위성 5호의 전모를 들여다 봤다.

◇발사 준비 완료…리허설 성공적

다목적실용위성 5호는 오는 22일 오후 8시 39분 13초(한국시간 오후 11시 39분 13초)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돔바로브스키)에서 `드네프르` 발사체에 실려 우주궤도 550㎞상공에 진입한다. 위성 발사 시간대는 오후 8시 39분 01초~24초 사이다. 적도를 북반구 방향으로 상승 통과하는 시간이다.

`드네프르`는 지난 19일 아리랑 5호를 탑재한 상태서 발사 리허설을 진행했다. 21일에는 발사준비 점검회의를 최종 진행한다. 발사체와 위성 상태, 발사 당일 날씨 등에 관한 마지막 점검 회의인 셈이다.

과거 미-소 전략무기 폐기 협정에 따라 용도를 바꾼 대륙간 탄도미사일 SS-18시스템을 이용하는 `드네프르`는 발사체 3단에 텔레메트리 시스템을 추가하고 우주 헤드 모듈을 개조한 변형 발사체다. 총 170회 이상 발사됐으며, 이 가운데 17번의 상용발사과정에서 단 한번 실패했다.

아리랑 5호는 지난 7월 11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으로 이동한 뒤, 이달 1일부터 일주일간 위성 추진제를 충전했다. 이후 엿새간 위성최종 점검 및 지상국 임무준비 점검회의를 거쳐 지난 16일 발사대로 이동해 페어링, 위성체와 발사체 간 결합을 진행했다.

발사에만 대략 40일가량 소요된 셈이다. 발사 준비과정은 정밀도가 10만분의 1에 달할 만큼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우주상공에서 한번 잘못되면 모든 걸 잃기 때문이다. 위성 상태를 최종 확인하는 것은 발사 당일인 22일 오후 8시 29분께 이루어진다. 이때 배터리 전원이 공급된다.

◇위성 최종 성공 발사후 6시간 께 판가름

아리랑이 발사체와 분리 된 이후 첫 교신은 발사 32분 뒤 남극에 위치한 노르웨이 `KSAT`사의 트롤 지상국과 이루어지게 된다. 위성 상태에 관한 모니터링이 처음 이루어지는 것이다. `KSAT`사는 노르웨이 트롬쇠에 위치한 위성 원격측정 및 명령 서비스 제공업체다. 북극의 스발바드 지상국과 남극의 트롤 지상국을 운영하고 있다.

태양전지판 전개 성공 여부는 발사후 87분께면 확인된다. `드네프르`는 발사후 112초에 1, 2단이 분리된다. 279초가 지날 때인 고도 258㎞에서 페어링이 분리되고, 아리랑 위성 분리는 발사 914초만에 우주궤도 550㎞에 이르러 이루어진다.

대전 항우연과의 첫 교신은 발사 후 5시간 56분 50초 후인 23일 새벽 5시 36분 3초(현지시간 새벽 2시 36분 3초)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교신이 이루어지면 5호의 성공을 확신할 수 있다.

아리랑 5호가 성공적으로 분리되면 첫 주는 위성 본체의 부분별 상태점검에 들어간다. 세계 다섯 번째로 보유하게 될 합성개구레이더(SAR) 안테나 전개 여부 등을 확인한다. SAR은 밤이나 구름 낀 날에도 지상 관측이 가능한 영상레이더다. 이 후 궤도상 성능점검과 성능인증, 보정 과정을 총 26주에 걸쳐 진행한 뒤 위성 운영에 들어간다.

◇구름 낀 날도 한반도 촬영

다목적실용위성 5호의 가장 큰 특징은 SAR을 통해 야간이나 구름이 낀 날도 지상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SAR은 파장이 1㎜~1m로 짧은 마이크로파를 지상 목표물에 쏘아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를 합성해 영상을 만드는 장비다. 독일과 이탈리아, 이스라엘, 러시아 등이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을 당시 우리나라 다목적 실용위성이 북 실험장소 영상을 공개할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구름 때문이었다. 광학카메라는 구름만 살짝 끼어 있어도 지상 관측이 어렵다. 항우연 측은 다목적실용위성 5호가 `GOLDEN`으로 일컬어지는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든`은 지도제작 및 지형정보 구축용 지리정보시스템(GIS) 임무와 해안선 변화 및 선박 등을 탐지하는 해양관리(Ocean Management), 도심변화나 농작물, 산림 관측 기능의 지상관리(Land Management), 해양 유류 사고 감시나 홍수·지진·화산 재해관측을 위한 재앙 모니터(Disaster Monitoring), 갯벌 관측 등의 환경 모니터링(ENvironment Monitoring) 등이다. 위성 영상은 지표면 반사 강도 뿐 아니라 위성과 지표면 사이의 거리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3차원 지형 정보 및 지형변화에 대한 정보도 제공할 전망이다.

특히 레이더 영상과 광학 영상의 융·복합이 가능해 위성활용 분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광학 영상은 육안 해석 등에 매우 효과적이고, 레이더 영상은 마이크로파 영역의 전자기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나 구름 등의 기상조건, 주야조건에 관계없이 지표면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지난 2006년 발사된 다목적실용위성 2호(해상도 1m)와 2012년 발사된 3호(해상도 0.7m)는 지상관측 임무를 수행하며 국토·해양 모니터링, 토지피복분류, 작물재배 면적 및 생산량 추정 등에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위성개발 현황

선진 우주개발 국가들보다 40년가량 늦은 1990년 본격적으로 우주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최초 위성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의 우리별 1호다. 1992년 8월 11일 아리안4 발사체에 실려 남미 꾸르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KAIST가 영국 서레이대학 기술을 전수받아 42㎏급 소형 인공위성을 제작했다. 그 후 1993년 2호, 1999년 3호 위성을 자체 개발했다. 당시 인력이 나와 현 코스닥 상장기업인 쎄트렉아이를 설립했다.

본격 위성 개발은 1994년부터 이루어졌다. 2000억원 가량이 투입된 다목적 실용위성 1호 개발이 범부처 사업으로 진행됐다. 현재 3호까지 발사됐다. 내년엔 다목적 실용위성 3A가 발사된다.

다른 축에서는 소형과학 실험위성인 과학기술위성 1호 개발이 1998년부터 이루어졌다. 1, 2호는 이미 발사됐다. 3호 발사가 올해 내 예정돼 있다. 민간 위성 부문에서는 무궁화 1~5호, 올레 1호, 한별위성이 발사됐다. 현재 다목적실용위성 3A호 및 6호 등이 개발 중이다. 국내 최초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위성이 현재 운용 중이며, 2017년과 2018년 발사를 목표로 정지궤도복합위성 2기가 개발되고 있다.


다목적실용위성 5호 개발 과정


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