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샵N, 올해 거래액 6000억원 넘긴다···오픈마켓 업계 `긴장`

네이버가 자사 오픈마켓형 쇼핑몰 샵N의 연 거래액 목표를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려 잡으며 본격적인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차세대 유통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그동안 네이버는 외부에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거래액 확대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오픈마켓 등 기존 온라인 쇼핑 업계와 치열할 시장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온라인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샵N의 올해 연 거래액 목표를 64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샵N이 기록한 총 거래액으로 알려진 2500억원보다 무려 4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업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올 초 샵N 연 거래액 목표를 4000억원으로 잡았지만 직원 수에 비해 목표 거래액이 적다는 상부 지적에 따라 64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샵N이 거래액을 확대해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기존 네이버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오픈마켓 시장 규모는 1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G마켓·옥션을 운영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가 9조원을 웃돌며 11번가는 4조6000억원 수준이다. 인터파크는 2조원에 달하는 연 거래액 가운데 항공권·공연 사업을 제외한 오픈마켓 사업이 약 7000~8000억원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연내 목표를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샵N을 오픈한지 불과 2년만에 인터파크를 위협하는 위치에 올라서는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는 샵N을 앞세워 국내 유통업계가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바일 커머스 공략에도 팔을 걷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올해 1200억~1300억원에 달하는 거래액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PC 웹 기반은 물론이고 신성장동력인 모바일 플랫폼에서 빠른 시일 내 전자상거래 주요 업체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최근 샵N을 자회사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산하 독립 사업부로 분리했다. 이에 따라 샵N 사업부와 소속 직원들은 경기도 성남 소재 사옥을 떠나 서울 강남으로 이동한다.

오픈마켓 업계는 네이버의 이번 조직 개편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PC 웹 기반 검색 결과에서 기존 유통 업체보다 샵N 입점 판매자를 검색 화면 상위에 노출한다는 `검색 공정성` 의혹을 불식시키면서 쇼핑 사업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공격적인 샵N 거래액 목표 설정이 매각을 위한 수순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샵N 조직 개편 이후에도 상권 침해 논란이 지속되면 최대한 몸집을 불려 다른 기업에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샵N의 분사나 매각은 다양한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