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에너지 혁신, 거기엔 `다이렉트`가 있다

기존 에어컨과 삼성전자가 올해 개발해 출시한 Q9000 제품의 바람 흐름 비교 모습. Q9000은 바람 방향을 직선으로 바꿔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기존 에어컨과 삼성전자가 올해 개발해 출시한 Q9000 제품의 바람 흐름 비교 모습. Q9000은 바람 방향을 직선으로 바꿔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회오리팬(삼성전자)·터보샷·리니어 컴프레서(LG전자)`

올 한해 가전제품 전기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기술들이다. 이들 기술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바로 `다이렉트(직선·직접)`에 있다. 이 방식이 제품의 효율 개선과 에너지 절감에 기여했다. 이론적으로 당연한 것으로 에너지 절감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열을 올리는 업계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삼성 회오리팬은 올해 출시한 스마트 에어컨 `Q9000`에 적용한 기술이다. 기존 제품은 열교환기와 팬과의 접촉을 경사지게 만들어 차가운 바람이 한번 휘어져 나가게 설계돼 있었다. 개발진은 이 부분에 회오리팬을 채택, 바람이 직선으로 나가도록 바꿨다. 열교환기 성능 개선을 더한 Q9000 제품은 에너지 소비효율(w/w)을 8.05로 개선했고 이는 지난해의 6.84에서 크게 올라간 것이다. 작년 제품과 비교해서는 효율이 17.7%나 높아진 셈이다. 삼성전자 개발진은 “효율 개선을 위해서는 더 강력한 바람을 일으키도록 바꿔야 했다”며 “이 과정에서 바람의 방향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LG 세탁기가 올해 혁신기술로 개발해 채택한 터보샷도 핵심은 `다이렉트`에 있다. 기존 세탁기와 달리 세탁조 상단 가운데 `직급수 노즐`을 설치했고, 여기에서 헹굼 과정에서 직수를 강하게 뿌려주면서 헹굼 효과를 높였다. 이 기술로 헹굼 횟수를 2회로 줄였고 결과적으로 시간 절약과 에너지 절감으로 이어졌다. LG 터보샷 드럼세탁기는 일반 가정을 기준으로 `스피드 워시`를 선택할 때 소요 전기료를 `73원`으로 낮췄다.


LG전자가 지난 2001년 처음 개발해 매년 냉장고 성능 개선에 활용하는 `리니어 컴프레서`도 마찬가지다. 기존 모터가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꾸는 것을 모터 자체가 직선운동을 하는 리니어(Linear) 방식을 채택해 에너지 손실을 없앴다. 기존 대비 40%의 성능 향상을 이뤘다. 회사는 이 기술을 냉장고 주위온도, 보관식품의 양, 문을 여닫는 횟수 등에 따라 컴프레서의 움직임을 달리해 에너지 효율을 추가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리니어 컴프레서는 4세대 기술까지 나왔다. LG전자는 리니어 압축기 관련 전세계 출원 특허의 약 40%를 보유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리니어 컴프레서는 일반 컴프레서와 달리 직선운동을 하기 때문에 마찰이 적어 에너지 소모와 소음이 적다”며 “일반 컴프레서는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변화시켜야 하는 구조로 마찰로 인한 에너지 손실과 소음이 큰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세탁기와 터보샷을 채택해 올해 공개한 LG전자 터보샷 세탁기 비교 모습. 터보샷 세탁기는 세탁조 상단에서 직수를 강하게 뿌려주면서 헹굼 효과를 높였고 이것이 에너지 효율 개선에 기여했다.
일반 세탁기와 터보샷을 채택해 올해 공개한 LG전자 터보샷 세탁기 비교 모습. 터보샷 세탁기는 세탁조 상단에서 직수를 강하게 뿌려주면서 헹굼 효과를 높였고 이것이 에너지 효율 개선에 기여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