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서점 체인 반스앤노블이 아마존 등 온라인 서점에 밀리고 전자책과 스마트패드 사업도 부진해 위기를 맞았다. 재작년까지 업계 2위였다가 파산·청산 절차를 거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보더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스앤노블은 21일 최근 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8700만 달러(약 975억원) 순손실을 냈다고 뉴욕증시(NYSE)에 공시했다. 또 반스앤노블의 오프라인 서점 매입을 검토했던 레너드 리지오 이사회 의장이 최근 이를 포기했다는 사실도 같은 날 밝혔다.
리지오 의장이 오프라인 서점을 회사에서 사들여 회사를 오프라인 부문과 온라인·디지털콘텐츠 부문으로 분사하려던 계획은 무산됐다. 리지오 의장은 반스앤노블 창립자다.
이런 악재 탓에 반스앤노블의 주가는 이날 장중 16%나 떨어졌다. 반스앤노블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서점업계의 구조적 변화가 원인이어서 쉽게 실적이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스앤노블과 보더스는 미국에서 1990년대부터 거세게 일기 시작한 서점 대형화·체인화 바람을 타고 점포 수를 늘려 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서점들이 싼 가격, 다양한 재고, 편리한 주문 등의 장점을 내세워 반스앤노블이나 보더스와 같은 오프라인 서점으로부터 소비자들을 빼앗아 갔다.
반스앤노블이 위기를 겪는 또 다른 이유는 전자책 `누크` 사업이 생각만큼 잘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누크는 이 분야 선두주자인 아마존 킨들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애플 아이북스나 구글 플레이 등이 나오면서 경쟁에서 확연히 밀린다.
반스앤노블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누크 태블릿의 가격을 대폭 낮추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반스앤노블이 누크 사업을 사실상 포기하고 사업부를 분리해 매각할 것이라는 설이 돌기도 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
안호천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