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연(Flexible) 디스플레이, 입는(wearable) 컴퓨터 제작을 위한 새로운 박막유기반도체 형성 기술을 개발했다. `바-코팅(Bar-coating)`이라는 이 기술은 별도의 장비없이 간단한 공정으로 고성능의 박막유기반도체를 제조하고 신문 인쇄방식으로 제작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동국대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 노용영 교수 연구팀은 별도 장비없이 간단한 공정으로 고성능 박막유기반도체를 제조하는 바-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미래창조과학부가 밝혔다. 마음대로 휘어질 수 있는 유연 디스플레이는 시계나 안경 등 몸에 착용할 수 있는 형태의 컴퓨터를 만드는 데 적용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유연 디스플레이 제조 방식은 딱딱한 전자제품 제조공정을 답습해 비용과 시간 면에서 비효율적이다.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을 딱딱한 유리 기판에 붙여서 제조한 후 이를 다시 떼어내 제품으로 출시하는 방법에 의존한 것이다.
노 교수 연구팀은 유연 디스플레이를 만들 때 쓰이는 전자소재를 잉크처럼 만들고, 와이어가 감긴 코팅 바를 이용해 용액을 수평 방향으로 밀면서 기판 위에 도포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바코팅 공정을 이용하면 유기반도체 박막에 반도체 용액을 빠르고 균일하게 코팅할 수 있다. 또 공정이 간단해 입는 컴퓨터 제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방법으로 개발한 소자는 기존 공정으로 개발된 소자보다 2∼10배 높은 성능을 나타냈다. 노 교수는 “바코팅 인쇄공정을 이용하면 휘는 디스플레이나 입는 컴퓨터를 마치 신문 인쇄하듯이 제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인쇄 전자소자를 대량생산할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 연구는 미래부가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나노기반 소프트 일렉트로닉스 연구단(단장 조길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지난 21일 재료과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관련 기술은 지난해 국내 특허로 등록됐으며, 현재 국제특허협력조약(PCT) 출원 중이다.
노 교수는 유기전자재료 및 소자에 관한 다양한 연구실적으로 이 분야 세계적 연구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최근 디스플레이 분야 권위상인 `머크 어워즈`(Merck Awards)의 2013 젊은 과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