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 더 뉴 아반떼 디젤 타보니…

디젤 가격은 1745만원부터 2090만원까지

Hyundai the New AVANTE 1.6 VGT/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Hyundai the New AVANTE 1.6 VGT/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조용했다. 떨림도 적었다. 묵직했다. 새로 나온 아반떼 디젤을 타본 소감을 정리하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특유의 밸브 소리와 진동이 매력(?)인 디젤엔진을 얹었지만 예전과 확실히 달라졌다. 현대자동차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한 부분이라, 더욱 관심을 갖고 살폈음에도 변화가 느껴진다.

정숙성은 의외였다. 엔진룸에서 넘어오는 소리가 잘 억제됐다. 엔진 실린더 블록에 커버를 적용하고, 엔진 커버도 소음을 차단하는 걸 적용하는 등 소음 및 진동의 근원을 집중 공략했다. 또한 카페트도 흡음 코팅을 하는 건 물론이고 여기저기 흡·차음재를 많이 넣어서 더 조용하게 했다. 그래서 일반적인 D레인지에서의 주행은 가솔린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엔진 회전수가 높아지면 디젤 특유의 힘과 함께 가솔린보다 굵은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아반떼의 1.6ℓ 디젤엔진. i30에 들어간 것과 같지만 방음처리에 더 신경 썼다.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아반떼의 1.6ℓ 디젤엔진. i30에 들어간 것과 같지만 방음처리에 더 신경 썼다.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급히 가속할 땐 느낌이 꽤 좋다. 몸으로 전해지는 힘과 귀로 전해지는 사운드가 나쁘지 않다. 거친 소리가 많이 줄어든 탓인 듯싶다. 1.6리터 VGT 디젤엔진의 최고출력은 128마력이다. 물론 디젤의 큰 매력은 토크다. 28.5㎏·m나 된다. 최대토크가 25.5㎏·m인 2.4리터 가솔린 그랜저보다 힘이 더 좋다.

핸들링은 부드럽다. 앞부분은 가벼웠던 가솔린보다 무게감이 느껴진다. 가솔린 모델의 몸무게는 1245㎏이지만, 디젤은 1335㎏이다. 딱 90㎏더 무겁다.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나 급한 코너에선 무게 차이가 확실히 느껴지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선 오히려 묵직한 느낌이 좋았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차 앞부분이 무거워진 탓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서스펜션 세팅을 새로 했고, 특히 차 뒷부분의 움직임에 신경 썼다고 한다.

휠 강성이 좋아졌다고 한다.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휠 강성이 좋아졌다고 한다.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휠은 구형보다 강성이 좋아졌다. 이 경우 노면에서의 소음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아반떼 디젤엔 최대 16인치 휠이 적용됐다. 가솔린은 최대 17인치까지인데, 디젤도 고급형이 추가되면서 17인치까지 고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순정 휠 기준이다.

연료효율도 체험해봤다. 인증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ℓ당 16.2㎞였다. 그렇지만 실제 주행 시엔 이보다 훨씬 좋았다. 미세한 오르막길이 이어지는 40㎞ 구간 동안 시속 100㎞로 달렸을 때 ℓ당 18~19㎞였으며, 시속 80㎞로 달렸을 땐 24㎞쯤이었다. 에어컨을 켜고도 충분했다. 소형 디젤엔진의 효율은 확실히 뛰어나다. 높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며 달려도 ℓ당 9~10㎞를 기록했다. 일반적인 주행에선 인증연비 수준인 15㎞쯤이었다.

직각주차는 가솔린 최고급형에만 적용됐다.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직각주차는 가솔린 최고급형에만 적용됐다.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새 아반떼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 그동안 평행주차만 보조해주는 수준이었지만, 이번엔 일반적인 주차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만한 직각주차가 추가됐다. 물론 지금은 가솔린 최고급형에만 적용됐지만, 디젤에도 최고급 트림이 추가되면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직접 체험해봤다. 차와 차 사이, 빈 주차공간을 앞두고 자동주차 버튼을 누르고 앞으로 살살 전진했다. 빈 공간을 지나치자 후진기어를 넣으라는 메시지가 뜬다. 지시에 따랐다. 운전대가 휙휙 돌아가고 기어 변속을 두어 번 더 한 뒤에 자동 주차가 완료됐다. 중요한 건 실제 주차를 하는 것과 똑같이 생각하고 이 기능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브레이크는 운전자가 밟아야 한다.

아반떼를 뛰어넘는 더 뉴 아반떼.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아반떼를 뛰어넘는 더 뉴 아반떼.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새로운 도전`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디젤을 두고 이렇게 평할 수 있겠다. 그동안 디젤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대표 차종 중 하나에 조심스레 디젤을 얹었다. 신경을 많이 쓴 티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수입 디젤차와 견줘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왜 이제 탑재했는지 의아할 정도다. 다만, 영업소에서 느낀 점이라면 단지 아반떼를 원한 사람은 조금(?) 비싼 가격에 괴리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준중형 차를 무슨 2000만원이나 주고 사야해?”라는 말이 수긍이 됐다. 그렇지만 운전을 좋아하고 수입 소형 디젤차를 고려한 사람이라면 큰 고민 없이 차를 살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성능과 가격을 낮추고 연료효율을 높여 경제성을 강조한 에코 버전과, 퍼포먼스를 강조한 고성능 버전의 출시도 기대된다.

양평(경기)=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