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이 수십 나노미터 정도로 얇은 나노선의 상용화를 앞당길 대량생산 기술이 산학연 공동연구로 개발됐다. 향후 나노선을 이용한 반도체, 고성능 센서, 생체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ST(총장 강성모) 윤준보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 및 연정호 연구원(박사과정)은 LG이노텍 이영재 책임연구원, 나노종합기술원 유동은 선임연구원과 공동으로 나노선을 다양한 소재로 필요한 길이만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상용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나노선은 반도체, 에너지, 생체소자, 광학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첨단 소재다.
그러나 나노선은 화학적 합성법을 이용해 수 ㎜를 성장시키는 데만 3~4일이 걸릴 만큼 합성 속도가 매우 느리다. 대량생산을 위해선 머리카락 자라듯 수직상태로 몇 달씩 성장시켜야 한다. 또 제작된 나노선을 실제 쓰기 위해서는 가지런히 정렬시켜야 하는데 후처리 공정이 복잡한데다 기존 기술로는 완벽한 정렬 자체도 어려웠다.
연구진은 기존의 화학적 합성법대신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이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직경 20㎝짜리 실리콘 웨이퍼 기판에 광식각 공정을 이용해 목표하는 주기보다 큰 패턴을 형성한 뒤 이 주기를 반복적으로 줄여가는 방법을 이용해 100㎚의 초미세 선격자 패턴을 제작했다.
이 패턴을 기반으로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널리 쓰이는 박막증착공정으로 폭 50㎚, 최대 길이 20㎝의 나노선을 2시간 만에 200만 가닥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수평으로 찍어내듯 한 번에 만들어낼 수 있어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이 최대 장점이다. 당장 상용화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윤준보 교수는 “낮은 생산성, 긴 제조시간, 물질합성의 제약, 나노선 정렬 등과 같은 기존 기술의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며 나노선을 사용한 고성능의 반도체, 광학, 바이오 소자 등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