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AMI구축 사업 3년 만에 재개

국내 스마트그리드 핵심 기반인 원격검침인프라(AMI) 구축사업이 재개된다.

사업 첫 해인 2010년부터 최근까지 핵심부품 간 상호운용성 미비와 시험평가(BMT)장비 조작 논란으로 중단된 이후 3년 만이다.

22일 한국전력공사는 606억원을 투입해 올해 전국 200만 저압수용가(일반가정)를 대상으로 AMI 구축 사업자 선정 공고를 발표했다. 한전은 2020년까지 1조7000억원을 들여 전국 2194만가구에 AMI를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200만호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매년 250만대씩 구축할 방침이다.

AMI는 수용가와 전력회사 간 양방향 통신체계를 이용해 원격검침, 수요관리(DR), 전력소비 절감, 전기품질 향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ICT에 기반을 두고 전력 피크 시 전기 사용량 등 정보를 소비자에게 실시간 제공해 수요 절감을 유도하고 태양광발전 등 수용가에서 생산한 전기도 되팔 수 있는 인프라로 활용 가능하다.

한전은 올해 사업에서 독점과 과다경쟁 등의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다수의 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투명한 사업운영에 초점을 뒀다. 지난 2010년부터 매년 세 차례 모두 1개 업체만 선정한다는 사업공고와 상반된다.

공고에서 AMI용 주력 장비인 데이터집합장치(DUC) 5만6250대와 전력선통신(PLC)모뎀 73만6521대를 구매하며 공급자는 각각 3개, 5개 업체를 선정한다. 사업은 최저가입찰 방식으로 진행하고 중복 입찰은 제한한다. 올해 사업비는 DCU에 353억원, PLC모뎀에 203억원, 커넥터(케이블) 30억원 등 6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한전의 PLC칩은 이번 사업에서 73만6051대가 사용되며 칩 가격만 60억~70억원이 될 전망이다. 공고 마감은 9월 24일까지며 이후 한전의 규격입찰 평가진행 후 BMT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 5·6월 상호운용성 검증 공개 필드 테스트에서 PLC칩과 장비 간 연동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올해 사업은 오해 소지가 없도록 했다”며 “사업자 선정에도 과열경쟁을 막고자 다수의 사업자를 선정해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품목별 선정 기업 수를 늘려 보다 공정한 경쟁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향후 진행될 평가와 BMT, 실제 구축까지 투명하고 공정하게 한전이 끝까지 책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 5월까지 진행된 제주실증사업으로 거둔 기술검증과 사업모델 발굴 성과를 토대로 민간 주도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까지 3~4개의 예비사업자를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관련 예산을 확정하고 2015년 확산사업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표】2013년 한국전력 AMI 구축 사업공고 주요내용 (자료 : 한국전력)

한전, AMI구축 사업 3년 만에 재개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