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전력위기에 발전사업자 간 설비 유지보수 및 정비 공동 생태계가 조성된다.
사업자 간 발전소 운영노하우를 교류해 안정성을 높이고 고장 시 공동 대응으로 발전소 정지 시간을 줄여간다는 계획이다.
22일 민간발전협회에 따르면 최근 민간발전사 임원진 사이에서 발전소 고장 공동 대응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 회원사 간 정비 예비품을 공유해 설비 고장 시 다른 사업자가 장비를 지원해 주는 것이 골자다.
현재 민간발전사가 소유한 설비 대부분은 독일 지멘스 기기로 구성돼 있다. 발전사업자가 설비 고장 시 지멘스에 부품 공급을 신청하면 길게는 주 단위 기간이 소요되기도 하지만 다른 발전사로부터 이를 지원받으면 정비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발전소 정비 예비품 공용은 한국전력공사 계열 발전공기업 사이에서는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지만 민간기업 차원에서 협업이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전 가동 정지로 한전의 전력구매비 손실액을 한수원이 부담하는 등 전력위기에 발전소 책임이 커지면서 관련 대응방안이 공기업에서 민간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발전소 정비 공동 대응 움직임은 발전공기업과 민간발전사 간 경계도 허물고 있다. 발전공기업과 민간발전사 정비 책임자들은 올해부터 비상연락망을 공유해 불시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상호 간 정비 노하우를 공유해 설비 이상 현상을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올 여름에는 한전에서 전력연구원을 중심으로 발전설비 긴급 기술지원단을 운영하기도 했다. 발전공기업 6개사와 민간발전사 37개사를 대상으로 한 기술지원단은 발전소 이상 시 장기간 설비진단 노하우를 지닌 전문가를 파견해 정비작업을 지원했다.
박원주 민간발전협회 사무국장은 “민간기업 입장에서 발전소 가동은 곧 수익을 의미하지만 최근 전력난으로 고장 부담이 커지면서 공동 대응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며 “사업자 간 경쟁 관계와 대금 지불 등 논의가 있지만 단계적으로 검토해 협업체계를 구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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