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4대 국정기조 중 첫번째 과제로 `경제 부흥`을 설정했다. 이후 6개월간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재정·통화 정책은 물론이고 다양한 일자리 창출 전략을 내놨다. 17조3000억원에 달하는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해 2분기 경제 성장률(전 분기 대비)이 9분기만에 0%대를 뚫고 1.1% 성장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1분기의 0.8% 대비 0.3%포인트 개선된 수치로 시장 예상치인 0.9~1.0%를 넘어섰다.
일자리 창출도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7월 취업자수 증가폭은 작년동월 대비 36만7000명으로 지난해 10월(39만6000명)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증가 폭도 2개월 연속 30만명대를 유지하면서 확대돼 월평균 신규 취업자 수 목표치인 30만명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는 대선 당시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경제민주화 제도 정비에도 나섰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등을 담은 하도급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공정거래법), 가맹점주의 권리 강화(가맹사업법), 불공정특약 금지(하도급법) 등 굵직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됐다. 하지만 경제민주화는 경기침체와 대기업의 투자위축 등을 빌미로 입법 과정 등에서 크게 후퇴했다는 비판을 들어야했다.
정치 외교분야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북한의 일방적 폐쇄 조치에도 타협 없이 원칙을 고수하면서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를 끌어낸 것은 최대의 성과로 평가된다. 개성공단 사태 발생 이후 견지해온 `원칙·신뢰·국제스탠더드·비정상의 정상화`라는 기조가 열매를 맺은 것으로 볼 수 있다. 5월초 미국 방문과 6월말 중국 국빈방문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지지를 이끌어내고, 특히 중국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은 외교적 소득으로 꼽혔다.
아쉬운점도 많았다. 금융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공기관장 인사가 6개월째 지연된 탓에 대다수 공공기관이 신규사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등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다.
불안정한 세계 경제속에서 경제가 살아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경제를 활성화할 핵심이었던 창조경제는 아직 개념조차 뚜렷하게 정리되지 못하고 슬로건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 정책의 효과를 따져보기에는 6개월이란 시간은 부족하며 앞으로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민간 부문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취약하다. 미국과 중국, 일본은 물론이고 신흥국 등 대외 변수도 한국경제호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전월세 대책 마련, 세법개정안 손질, 일자리 창출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고 공약 이행을 위한 세수 확보도 쉽지 않다.
박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기점으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어떤 성과물을 내놓느냐가 후반기 국정운영의 성패를 가를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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