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60세 정년연장에 맞춰 직급별 승진연한 조정 등 인사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오는 2016년부터 적용될 60세 정년연장에 대비하기 위한 인사 체계 변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승진연한 조정과 임금피크제 도입과 변경 등이 주요 검토 사안이다.
LG전자는 사원-대리-과장-차장의 기본 승급 기준을 4-4-4-4년에서 4-4-5-5년으로 변경하는 안을 마련해 최근 임직원협의체에 통보했다. 승진연한 조정은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신입사원이 부장으로 진급하는 데 16년이 걸리던 것이, 앞으로는 18년이 필요하게 됐다. 승진연한을 늦추면서 고위직 직원이 과도하게 많아지는 것과 총 급여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임금피크제도 보완될 전망이다. LG전자는 2007년에 임금피크제를 도입, 200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당시 55세인 정년을 58세로 3년 연장하는 대신 55세 때 받는 임금을 정점으로 해마다 10%씩 임금을 감액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정년이 다시 2년이 늘어난 만큼 임금피크제의 적용시점과 감액 기준 등도 새로 정립하기로 했다.
LG화학은 2011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57세 정년을 58세로 늘렸다. 추가로 정년 연장이 의무화된 만큼 임금피크제와 승급제도 등 인사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이뤄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 LG CNS 등 다른 계열사들도 승진연한 조정과 임금피크제 확대 적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처럼 승진 연한을 조금씩 늦추는 안을 놓고 내부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우수한 연구개발(R&D)자에 대해서는 정년에 구애받지 않는 `정년 후 연장근무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R&D 및 공정·장비 엔지니어들은 정년인 만 58세가 되는 시점에 해당 조직의 인재개발위원회 심사를 거쳐 연장근무제도의 혜택을 받아 왔다. 선정된 전문기술인력들은 3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게 되며, 직급, 직책, 호칭, 연봉 등 정년 시 처우와 혜택을 그대로 보상받을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정년연장에 맞춰 연장근무제도 활용 범위와 대상 등을 손질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각 계열사별로 정년 연장에 따른 인사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며 “승진연한 조정·임금피크제 도입 등이 특정 연령대와 직급에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새로운 기준은 유예기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