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차와 디젤

[기자수첩]현대차와 디젤

요즘 자동차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 하나는 `디젤`이다. 수입차 시장에만 머물던 디젤이 지난 주 현대차 아반떼 디젤 출시를 계기로 자동차 시장 전체 이슈로 떠올랐다.

아반떼 디젤이 이슈가 되는 것은 아반떼가 그랜저, 쏘나타와 함께 현대차를 대표하는 3대 모델 가운데 하나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과 소비자 기대가 크다.

현대차가 아반떼 디젤 모델을 내놓은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에도 잠깐 선보인 적이 있지만 기술적 한계 때문에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현대차가 8년여만에 아반떼 디젤 카드를 꺼낸 표면적 이유는 자사의 다른 디젤 모델 판매 호조였다. 현재 판매모델 중 디젤 비중은 엑센트 35%, i30 55% i40 75%다.

그러나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디젤차 극성기를 보내고 있는 수입차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다수였다.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판매비중은 60%에 달한다.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이 인기를 끈 것은 불과 1~2년 사이 일어난 일이다. 2010년만 해도 디젤은 25.4%에 불과했다. 2011년 35.2%로 급성장하더니, 지난해엔 50.9%로 단숨에 판을 뒤집었다.

현대차는 기아차와 함께 K3 디젤 모델을 연내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쏘나타와 그랜저, 제네시스 등 주력 준대형 차종까지 디젤로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수입차에 맞서 현대차가 디젤 차량을 연이어 내놓겠다고 한 것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 반가운 일이다.

디젤의 단점을 극복한 수입차의 활약이 없었다면 현대차가 디젤 기술 개발에 지금처럼 열정을 쏟았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야말로 현대차의 `독과점`을 비판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던 `시장경쟁` 효과다.

현대차는 최근 물이 새는 싼타페를 의미하는 `수타페` 부실대응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수입차와 서비스 경쟁으로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도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