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포럼]전기차 보급 활성화되려면

[그린오션포럼]전기차 보급 활성화되려면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국민들 머릿속엔 어느새 `전력대란`이란 위기의식이 서서히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전기자동차 리더스포럼은 `우려 반 기대 반` 가운데 시작됐다. 우려는 가뜩이나 전력이 부족한 시기에 전기차가 보편화되면 국가기능의 마비를 초래할 것이란 주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는 전기차가 보급되면 원전 한 기를 추가로 건설해야한다는 이유로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 달리 희망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희망은 전기차 정책의 추진동력을 지자체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녹색성장을 국정기조로 삼았던 MB정부의 전기차 정책은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고 대통령은 `그린카 선진국`을 이루겠다며 관련 기업체를 직접 방문할 정도로 역점을 두었다.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대외 경제 여건 등 여러 어려운 상황에 전기차 사업은 실망스런 결과를 초래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전기차 사업은 끝났다`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내놓았다.

이 가운데 이번 포럼은 전기차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제시했다. 포럼에는 국내 대표적인 완성차 업체와 IT 업체, 카세어링(Car Sharing) 업체, 자전거 업체 등 중견기업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치며 상생하려는 의지도 보였다.

함께 풀어야 할 쟁점도 제기됐다. 전기차의 성능과 차종, 전기차사업의 지원과 추진방식에 관한 사항으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었다. 전기차의 성능에 관한 것은 전기차를 엔진차량을 대체할 정도의 성능을 지녀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다. 필자는 미래 교통체계의 변화를 감안할 때, 전기차는 `연계와 공유`가 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한 번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을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를 만들 수는 있지만, 가격문제를 논외로 하더라도 바람직한 자동차 이용행태는 아니다.

전기차가 기존 교통체계에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저속 전기차와 전기오토바이가 교통흐름에 방해를 준다는 것이다. 최근 교통정책의 기조는 교통소통에서 교통안전에 더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일례로 프랑스 파리시는 도로를 줄여 보행 및 자전거 도로로 정비중이다. 국내에서도 학교, 상가 근처 등 생활권 도로에 대한 속도규제는 점차 강화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기차 보급 지원 및 추진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지금까지 전기차 보조금 혜택은 공공부문에 한정되었다. 전기차 사업이 활성화되려면 반드시 민간부문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2015년께 저탄소협력금제도를 도입해 누구나 전기차를 구입할 때 이산화탄소배출량에 따라 보조금을 받거나 또는 부담금을 내게 된다. 이산화탄소배출량이 적은 전기차 시장은 유리하고 엔진차 시장은 점차 불리할 것이다. 부동산 취득세 감면혜택이 끝나면 거래가 실종돼 듯 전기차 보조금 중단으로 인한 `거래절벽 현상`도 예방할 수 있다. 여기에다 전기차 이용거리에 따른 탄소마일리지, 주행거리 비례 자동차보험제도의 확대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요즘은 지방화 시대다. 중앙정부에 의존하지 않고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노력이 있으면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다. 바로 창조경제의 실현이다. 제주도는 이동특성, 도시성격, 자연환경 및 행정체계 등 여러 측면에서 전기차사업의 활성화에 유리한 조건을 지닌 도시이다. 여기에 민간사업자와의 협력체계를 유도하는 제주도만의 거버넌스를 형성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황상규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 skhwang@kot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