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박근혜정부가 출범 6개월을 맞는다. 6개월간 정치·외교 분야는 뚜렷한 성과를 거뒀지만 경제 분야는 아직 성과를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 분야도 창조경제의 개념 혼선으로 청사진 구현이 미흡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대한민국 헌정사상 첫 여성·이공계 대통령으로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위기극복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2월 25일 대통령 취임단상에 올랐다. 국민행복 시대를 기치로 내건 박 대통령의 6개월은 시련과 성과가 공존한 기간이었다.
박 대통령이 가장 후한 평가를 받은 것은 외교안보 분야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일방적인 대남 위협으로 발생한 한반도 안보위기를 비교적 잘 관리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핵심 담론인 `신뢰`를 바탕으로 외교안보 정책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이란 기조 속에 펼쳐나가는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6개월간 박근혜정부는 경제 분야 최대의 화두였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일정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8분기 연속 전 분기 대비 0% 성장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은 것은 가장 큰 성과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노력에도 내수 소비는 살아날 기미가 없다. 성장세는 정부 주도로 이뤄졌을 뿐 온기는 아직 민간으로 전달되지 않았다. 대기업이 천문학적 자금을 유보하고 투자에 나서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핵심 비전인 창조경제의 진면목도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 `창조경제 실현계획-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방안` `정부3.0을 통한 창조경제 기반 조성` 등을 내놓았지만 `백화점식 나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창조경제 컨트롤타워가 흔들린 것도 창조경제 추진에 걸림돌이었다. 미국 국적자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벤처기업인 출신으로 관심을 모은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지명 보름만인 지난 3월 초 사퇴했고, 최순홍 청와대 미래전략수석도 지난 5일 전격 교체되는 등 창조경제 사령탑은 줄곧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
창조경제를 실천하기 위해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복·상충 가능성, 범정부 차원 조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주요 현안 의사결정 지연은 자칫 창조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창조경제 주관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각 부처는 하반기에도 창조경제 개념을 정의해 홍보하고, 다양한 정책과 실현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방안 발표에 그치지 않고 국민이 체감할 만한 뚜렷한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헌영 광운대 교수는 “오는 연말까지 정부3.0을 비롯해 창조경제 정책의 작은 내용이라도 구체적 성과를 제시해야 한다”며 “자칫 정책 자체에 신뢰를 잃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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