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과 BMW가 국내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 구축에 직접 나선다. 한국전력공사가 전국에 구축하는 원격검침인프라(AMI)와 이들의 충전방식인 국제표준 `DC 콤보(TYPE1)` 간 통신 간섭을 이유로 정부가 국내표준에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향후 국내에 진출하는 대다수 완성차업체도 같은 국제표준을 따르고 있어 자체 충전인프라 구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시장에 오는 10월과 내년 5월 각각 전기차를 출시하는 GM과 BMW가 전용 충전기를 개발해 자체 보급에 나선다. 이들 충전방식이 국내표준으로 채택되기 어려워지면서 국내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자구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 ▶본지 8월 9일자 1면 참조
GM은 최근 충전기업체인 피엔이솔루션·시그넷시스템·한화테크엠과 `스파크EV` 전용 급속충전기 개발을 완료하고 27일 자체 보급 사업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방침이다. GM의 급속충전기는 제주도와 창원시에 각각 10대가량 구축해 시범운영하고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스파크EV` 일정 수 이상 차량을 구매할 때 전용 급속충전기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GM 관계자는 “정부의 친환경보급정책에 맞춰 앞서 전기차를 출시함에도 국내표준 채택이 어려워 자체 충전인프라 보급에 나서게 됐다”며 “유럽과 미국 시장이 콤보 방식의 국제표준을 따르고 있어 2~3년 후에는 시장논리에 의해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으로써는 스스로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MW도 국내 충전기 및 충전인프라 운영업체와 협력체계를 구성해 자체 충전인프라 보급에 나선다. BMW는 대형 할인점 등 고객이 주로 이용하는 공공시설이나 상업시설에 자체 충전소를 운영해 이용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최근 독일 국제표준화기구(ISO)와 충전기 국제표준인 `콤보(TYPE1)`와 한전의 AMI용 전력선통신(PLC) 간 상호공존 테스트 결과 통신 간섭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콤보가 세계적 추세지만 국내 AMI와의 간섭 때문에 국내표준 채택이 어려워 완성차업체가 국내표준에 맞춰야 한다는 게 기표원 측 설명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