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초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1600만화소 최첨단 카메라모듈을 탑재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갤럭시S4 줌 등 일부 특화 스마트폰에만 1600만화소 제품을 채택했지만 이제 프리미엄 모델에도 확산시킨다. LG전자 등 경쟁사보다 한 박자 느린 속도로 첨단 카메라모듈을 장착해온 종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HW선행개발팀은 내년 3월 출시를 목표로 1600만화소 카메라모듈을 채택한 스마트폰 모델을 개발 중이다. 소니는 삼성전자 개발 일정을 맞추기 위해 1600만화소 후면조사형(BSI) CMOS 이미지센서(CIS) 출시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1600만화소 카메라모듈에는 손떨림 보정(OIS) 기능도 장착한다. 당초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3에 OIS 기능을 채택하려 했지만 부품 수급 등을 이유로 일정을 미뤘었다. OIS 기능은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에서 구현되는데, 아직 OIS AF 액추에이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OIS AF 액추에이터를 개발한 업체는 국내 하이소닉·자화전자와 일본 미쓰미 정도다. 그러나 내년 초에는 국내 업체 OIS AF 생산능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수천만개 수준의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공급망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LG전자 G2에는 채택된 OIS 기능이 갤럭시노트3에 들어가지 못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연말까지 1600만화소 카메라모듈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초 무선사업부 내 자체 라인에서 시험생산한다. 초도물량은 내부 생산라인에서 소화하고, 본격 양산은 삼성전기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첨단 카메라모듈 상용화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내년에는 1600만화소 제품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기본사양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국내 카메라모듈 산업 구조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삼성전기로부터 1300만화소 카메라모듈을 독점 공급받았는데, 내년에 공급업체 수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가 1600만화소 제품 생산에 집중하면 1300만화소 제품 조달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전기가 1300만화소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일정에 맞춰 800만화소 공급업체 수를 늘린 바 있다. 석달 전쯤 파트론·캠시스·파워로직스 등 협력사가 800만화소 카메라모듈 공급업체로 승인받았다. 이 중 일부 협력사는 삼성전자와 1300만화소 제품 승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300만화소 카메라모듈 공급업체 수를 늘린다면 협력사에 큰 기회지만,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며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데다 조기에 공정 수율을 안정화하지 못하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